나를 위로해주는 글쓰기
무언가를 써내려간다는 건 강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입을 통해 뱉어져 나온 말들은 공기 중에 흩어지고 말지만 손 끝에서 흘러나온 것들은 다시 눈에 담기는 과정을 거쳐 누군가에게로 혹은 시간이 흘러 다시 나에게서 멈추곤 했다. 내가 꺼내놓은 것들이 다시 내 앞으로 돌아와 하나씩 차곡차곡 쌓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라는 사람이 담아둔 마음들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다시금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지곤 했다. 그 마음들은 시간이 흘러서도 여전히 아픔이 되기도, 후회가 되기도 했으며 이따금 그리움이 되기도 했다.
몇 년 전, 그 모든 감정들을 바라 볼 용기가 없어서 남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이 두려워 그 무엇도 써내려가지 못하던 시간이 있었다. 가슴에 쌓인 수많은 아픔들을 보며 어쩌면 그 아픔들을 내려 놓을 수 있어야만, 아프지만 그들을 바라볼 수 있어야만 비로소 감정들을 털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손 끝으로 마음을 써내려가는 시간들을 보내는 중이었다. 꼭 한번을 다시 되짚어봐야하는 감정들이 있다. 아프고 불편한 감정일 수록 더 처절하게 말이다. 그들을 제때 만나지 못한다면 언젠가 시간이 지나 꼭 다시 마주해야만 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오늘의 나는 조금 더 용기를 내야만 했다. 용기를 손 끝으로 써내려갈 때마다 그 작은 글자들이 어깨를 토닥였다. 하나의 문장으로도, 내가 보내는 시간들이 헛되지 않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눈에 담긴 용기에 기대어 비척거리던 걸음을 다시금 다잡던 때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