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49. 당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일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을,

by Jes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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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무룩 잠이 들어버린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는 일은 한 사람의 인생을 몰래 훔쳐보는 일과 같았다.

비로소 많은 것을 내려놓고 무의식으로 빠져든 사람의 얼굴 위로는 인생이 가득 서려있다. 눈가 주위로 흩뿌려진 세월의 크고 작은 흔적들과 그 간의 고생이 엿보이는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가끔 눈물이 났다. 나에게 말하지 못한 당신의 수많은 땀과 눈물이 자신도 모르는 새 얼굴에 서려있다는 것을 아마 당신은 오랫동안 쉬이 알지 못할 것이다. 늦은 밤, 허름한 식당에 앉아 소주 한병을 사이에 두고 술잔을 기울이며 이따금 잠든 너의 얼굴을 바라볼 때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당신도 이따금 나의 잠자는 얼굴을 볼 때면 눈물이 나곤 한다했다. 삶에 지쳐 잠들어버린 얼굴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아파 쉬이 잠들 수 없다 했다. 아침이 되어서도 여전히 잠들어있는 당신의 얼굴은 지난 밤의 내 모든 고민을 바라봐주던 당신의 흔적이었다는 것을, 목 울대 너머에 울컥 걸려있는 슬픔을 그 날밤 소주잔에 가득 따라 마셨다.



아침을 살아내는 나는 당신의 호주를 기억하게 되었지만, 밤을 살아내는 당신은 나의 서울을 마음에 그려가고 있나보다. 이제는 기억 저편으로 까마득하게 사라져가는 당신의 편안한 얼굴을 떠올린다. 햇살이 가득 내리는 텐트 안에 누워 오랫동안 일어나기 싫다며 한참을 꾸물거리던 그 시절, 햇살이 가득 내린 얼굴이 가끔 그리워 나는 눈물이 난다. 그 시절의 우리는 삶을 살아내는 게 아니라 서로에게로 떠나는 여정을 살아가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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