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중의 사색
피 끓는 청춘의 주머니는 언제나 가벼웠지만, 인도양의 해지는 풍경 앞에서는 이유 없이 용기가 났다.
광활한 바다와 그 위로 데칼코마니처럼 얹어지는 잔잔한 홍시 빛 석양을 보고 있노라면
이따금 그것은 고향의 냄새가 났고 7000킬로미터나 떨어진 당신에게서 전해지는 체온 같았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생의 끈을 놓지 않은 나에 대한 위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커다란 생선가시처럼 목구멍에 걸려 있던 지난날의 서러움을 마침내 울음으로 터뜨려 버리던 순간,
하늘에 걸려있던 따스함은 내가 눈물을 멈출 때까지 긴긴 시간을 그렇게 곁에서 지켜주었다.
그래서일까, 이따금 가슴이 먹먹해지는 순간이 오면 나는 버릇처럼 그곳을 떠올리고 만다.
가슴 한 구석에 그런 장소 하나쯤 남겨두고 사는 건 나쁘지 않은 일이라는 걸
나는 그곳을 다녀오고서야 깨달았다.
호주 여행생활자 / 퍼스 일상 여행자
(May.2012-Jan.2017)
서호주를 지구 세 바퀴만큼 여행한 사람
글을 쓰고 사색을 즐기며 여행을 통해 인생을 채워가는 사람
와인과 달리기 그리고 책이 없다면 인생이 심심했을 사람
알면 알 수록 신기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