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여행하는 이유

by Jessie


IMG_3689.jpg Great Central Desert, Western Australia


사막을 여행하는 이유


숨 쉴 틈 하나없이 세상과의 소통을 요구하던 세상 속에서 아주 과감하게 ‘고독’으로의 티켓을 끊었다.

익숙한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소식을 끊임없이 뱉어내며 나의 자존감을 갉아 먹던 핸드폰 알림도, 평범한 삶을 살지 않는 나에 대한 어른들의 자조적인 시선도, 괜찮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숨막히는 콤플렉스 하나

조차 존재하지 않는 사막에서의 시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선물해 주었다.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자유 속에서야 비로소 나는 내가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진정한 자유라는 것은 어쩌면 하고 싶은 일들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 것임을.


해가 뜨면 작은 그늘을 찾아 발걸음을 옮겼고 하늘의 색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커피를 들이켰고 저녁이

되면 모닥불을 피워놓고 앉아 하염없이 별을 올려다봤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이 무엇인지 오래 전에 잊어버렸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오롯이 나만을 떠올리기에도 이미 시간은 아쉽도록 흐르고 있었으니까.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하지 않기 위해서

지독한 외로움 속에서 그래도 괜찮을 나를 만나기 위해서.


그 것이 내가 일 년에 한번 사막으로 떠나는 티켓을 끊는 이유였다.





Jessie Jeong


호주 여행생활자 / 퍼스일상여행자 (May.2012-Jan.2017)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May.2013-July.2013)



서호주를 지구 세바퀴만큼 여행한 사람

글을 쓰고 사색을 즐기며 여행을 통해 인생을 채워가는 사람

와인과 달리기 그리고 책이 없다면 인생이 심심했을 사람

알면 알 수록 신기한 사람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언제나 믿음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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