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화. 실종된 우리의 뜨밤에 대하여

리분동지의 신혼(그림) 일기

by Jessie

아주아주 오래 전에 들었던 여자의 30대 초반은 남자의 20대와 같다는 말이 떠오른 이유는 결혼을 한 우리가 신혼부터 의리(?) 넘치는 삶을 살아가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분명 저는 남들보다 조금 더 체력이 넘치는 것 뿐인데 왜 우리는 이렇게 온도차가 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호주에서의 우리는 분명 뜨거웠다. 연애가 시작되면 으레 그러하듯이 말이다. 한 달간의 프로젝트 후 급격히 가까워진 우리는 하루가 멀다하고 서로를 만났다. 해질녘이 되면 달리기를 하고 와인과 간단한 음식으로 떼우던 저녁 식탁 위에 요리가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함께 살던 쉐어 메이트들은 놀라기 시작했다. 물론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4년만에 연애를 시작한다는 나의 서프라이즈 소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저녁을 먹고 본격적인 데이트가 시작 되었다. 인구가 많지 않은 호주의 외곽은 해가 지고 나면 야행성 동물들의 세상이 되곤 하는데 면허가 있지만 10년 동안 운전을 해보지 않았던 나를 위해 그는 매일 퇴근 후 외곽에서 운전 연습을 시켜 주었다. 운전을 할 수 있음으로 인해 내 인생은 크게 달라진 것이 맞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운전 연습도, 별을 보러 가자는 말도 둘만의 시간(?)을 가지기 위함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온 그는 가장의 책임감으로 인해 연애의 풋풋한 감정과 설렘은 잊은지 오래였다. 사회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압박과 가장의 무게 그리고 잦은 술자리와 팀장의 무게 같은 것들이 그를 자꾸만 지치게 만들었던 것이었다.







결국 몇 년간 꾹꾹 눌러왔던 감정은 혼술을 하던 어느 날,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온 그의 얼굴 앞에 비로소 시원하게 터져 나오고 말았다. ('내가 고자라니' 짤을 다시 들여다보며 나는 참지 못한 나의 술 주정을 다시 돌이켜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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