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화. 우리의 성격차이

리분동지 신혼(그림) 일기

by Jessie

가끔은 이렇게나 다른 우리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에 대해 의아해지곤 합니다. 차분하고 논리적이며 깔끔하기까지 한 이 남자는 덜렁거리고 감성적이며 시끌벅적하게 사는 저를 어떻게 좋아하게 된 것일까요? 그래도 너무나도 다른 서로를 만나 우리가 적당히 따뜻한 온도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은 때론 큰 위안이 됩니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 그의 차는 언제나 먼지 한 톨없이 깨끗했고 어지러움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그것이 단지 보여지는 부분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지만 처음 놀러 간 그의 집에서 나는 깨닫고 말았다.

그는 무척이나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였던 것이다. 작은 방 한 칸이지만 모든 구역에는 규율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처럼 보였다. 테이블 위 화장품들은 일목요연하게 로고를 앞으로 향한 채 놓여 있었고 벗어놓은 옷들은 모두 빨래 바구니 속에, 마시려고 놓아둔 물까지 모두 가지런히 놓인 채였다.






그는 당장 눈에 보이는 것들을 해치워야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이었다. 오늘 끝내기로 마음먹은 것이 있다면 밥을 먹지 않거나 화장실을 조금 미루더라도 끝내야 하는 사람, 그런 성격의 사람과 만나는 것은 한편으로는 기다림에 익숙해야 하는 일이기도 했다.







반면 나는 그와 반대 성격의 사람이었다. 부지런하긴 하지만 타협과 융통성이 있는 사람.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오늘 해야 하는 일은 내일 조금 일찍 일어나서 해결하기도 하는 사람. 어쩌면 몇 번의 여행을 통해 중요한 철학을 깨달았기 때문에 너무 엄격하게 스스로를 다그치지 않게 된 것일지도 몰랐다(라고 변명을 해본다)

(그래서 무언가 하나를 진득하게 해 본 적이 없기도 했지만 말이다)







내가 그와 비슷한 성격의 소유자였다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인간미가 없었을지를 종종 생각하곤 한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성격 덕분에 그는 그래도 늦은 시간까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고 들어올 수 있는 것이었고 나는 조금 덜 스트레스를 받으며 혼자인 시간에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던 것일 테니 말이다. 우리는 적당한 타협의 시기를 거쳐 오늘을 살고 있다. 그는 본인의 삶에만 엄격한 규율을 여전히 지키며 살아가고 있지만 공동의 공간에서 이뤄지는 적당한 타협은 용인하며 지내고 있다.







얼마 전 문득 깨달은 한 가지는 우리의 이런 정 반대의 성격이 잠자리에서도 똑같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속에 담아두는 것 하나 없이 사는 나는 언제나 클 대자를 그리며 잠을 자지만 그는 얌전하게 누운 자세 그대로 잠을 자곤 한다. 너무나 다른 우리지만 그래도 난 그의 성격이 꽤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오빠, 청소랑 설거지 좀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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