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분동지의 신혼(그림) 일기
서른이 다 될 때까지 모아둔 돈 하나 없이 해외만 떠돌아다니던 저에게 부모님이 항상 하시던 말씀은 "제발 철 좀 들고 시집갈 준비 해라"이셨습니다. 하지만 막상 결혼을 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하고 짝꿍을 데려가자 부모님은 생각보다 빠른 저의 실행에 많이 놀라셨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잔소리에 마침표를 찍는 줄만 알았는데 홀쭉 말라 붙어 있는(?) 제 배를 보시고서 어른들은 추석에는 볼록하게 오라며 한 소리씩 던지셨습니다. 어머님의 제사 불이행 선언으로 신이 나있었는데 잔소리 폭격은 제사와 함께 없어지는 것이 아니더라고요 (..... 긁적)
결혼한 지 1 년도 채 안되었는데 조금 더 놀면 안 될까요?라는 대답을 하고 싶었지만 조신한(?) 새 아기 행세를 위해 배와 사과만 웃으며 (아마도 썩소였을 지도 모릅니다) 깎았습니다.
"낳으면 다 즈그(자기들) 알아서 큰다"
이 말씀을 들으며 저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엄마가 시장에 가실 때면 아랫집 아주머니가 저를 봐주시고, 아랫집 아주머니가 볼 일을 보러 가시면 아랫집 형제들이 저희 집에서 함께 끼니를 해결하던 시절 말입니다. 달라도 한참이나 달라진 오늘의 풍경 속에서 새로운 식구에 대한 결정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어른들의 말씀은 언제나 그 시절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희도 어른이라 나름의 계획이 있답니다! 믿고 기다려주시는 것도 새 식구를 빨리 보는 방법(?)이랍니다...
(저말고 여보가 힘을 써야할 것 같아요 할머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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