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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Aug 02. 2020

65화. 퇴사 후 계획

리분동지 신혼(그림)일기


 사표를 내고 나니 다음 스텝으로 가기 전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잔뜩 지친 저에게 제주에서 한 달 살기를 제안한 것은 바로 남편이었습니다.

퇴사를 하고 나면 습관처럼 제주행 비행기를 알아보던 저였으니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매일 야근을 하는 남편을 생각하니 ‘심바’는 아무래도 제가 데리고 떠나는 것이 맞겠지요.


강아지와 여름 끝자락에 제주로 떠나는 저는 어떤 모습일까요.


 한국에 돌아온 뒤 한 회사에서 꾸준히 성과를 내고 성취감을 얻으며 지내는 남편과는 달리 저는 일에서 큰 만족을 느끼지 못한 채 그저 먹고사는 목적으로 지내왔습니다. 취업은 언제나 어려웠고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응답조차 없는 회사의 간판 앞에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또 낮아지며 결국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꾸역꾸역 하다 보니 병이 나고 말았고 결국은 이런 사실을 알게 되기까지 몇 년의 시간이 걸린 모양입니다. 곁에서 오래 방황하는 저를 바라보던 남편은 쉬엄쉬엄 쉼표를 찍으며 다음을 준비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건네주었습니다. 이번 제주에서는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하고 돌아오기로 합니다. 좋아하는 풍경들을 마음껏 담고, 심바와 아름다운 풍경을 오래오래 함께 걷고, 여유가 생긴 마음에서 우러나는 글을 쓰는 것 말입니다.


이제 그 여정까지 2주 남았습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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