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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Sep 18. 2020

74화. 견딜 수 없는 것

리분동지 신혼(그림) 일기 

 신혼 초기에는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이 것은 확실히 연애와는 다른 결이라 생리 현상(?) 해결이라던지, 평소 생활 습관 등을 적나라하게 서로 알아가는 일이기도 합니다. 엄청나게 깔끔해서 물이라던지, 스킨로션 그리고 향수 같은 것들이 모두 같은 방향으로 (정확하게 말하자면 같은 각도로) 향하고 있는 그의 방과는 달리 제 방은 언제나 넘치는 물건들이 눈에 보이는 곳에 널려있곤 했습니다. 함께 살다 보니 한 사람이 포기하지 않으면 싸움에도 끝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저희 둘 다 깨닫고 말았죠. 


누가 포기했냐고요? 

아마 그가 포기했을 겁니다... 지금 집의 형태를 보면 말이지요^^; 








 (만나는 시간이 4시간 남짓인데도 옷에 무언가가 묻으면 집에 다녀오는 성격..)


  어차피 생이 끝나고 나면 원치 않아도 많이 잘 테니 살아있는 동안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추억을 만들고 싶은데 남편은 넷플릭스가 그렇게나 좋은 모양입니다. (저는 둘레길도 걷고 싶고, 산도 가고 싶고, 프리 다이빙도 하고 싶고, 클라이밍도 하고 싶은데 말이죠... 물론 다 함께 해주길 바라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굉장히 활동적인 저는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푸는 습관이 있습니다. 한 때는 남편이 운동을 함께 해주면 좋겠다고 권유, 협박, 회유까지 해보았지만 안된다는 것을 깨닫고는 강아지와 함께 행복한(?) 산책을 하는 요즘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는 오전 복싱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해야 비로소 체력의 균형이 맞는 우리 부부입니다. 



 결혼생활이 어려운 것은 결혼 2년 차가 다 되어가는 지금에서도 여전히 그를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고 한 집에 살면서도 다른 생각으로 세상을 살기도 하기 때문이겠지요. 아무쪼록 요즘 부쩍 힘들어 보이는 남편이 안쓰러워서 혼자 잘 지내기 위해 노력하는 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게 가을이란다 심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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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jessie_evenfolio

http://www.instagram.com/jessie_evenfolio/


아직 철들지 않은 30대.

걷고 마시고 새로운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

손으로 써 내려가는 것들은 모두 따뜻한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

그래서 여전히 쓰는 일을 멈추지 않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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