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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Jan 11. 2021

89화. 첫 만남

리분동지 신혼(그림) 일기

 남편과 롱디를 시작한 지 3주 차 그리고 10일 후면 남편은 베트남으로 떠나는 일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하더군요. 하루 몇 통의 카톡과 전화로 안부를 전하는 일상을 이제 살아야 되겠지요. 편지함을 정리하다 문득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조금은 특이하게 면접관과 면접자로 만난 사이. 한 달간의 프로젝트를 함께 하면서 점점 그에게 확신을 가지게 되었던 시간들을 떠올려봅니다. 








 4년의 연애 공백이 있던 저는 사실 연애가 저와는 조금 동 떨어진 이야기라고 생각할 때가 많았습니다. 반듯하고 인간적인 그가 자꾸만 시선에 걸리던 순간들에서도 일을 하는 중에는 사적인 감정을 개입시키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타이르곤 했었지요. 그 당시 그에게는 여자 친구가 있기도 했거니와 말이에요. 한 달이라는 짧지도 길지도 않은 시간 동안 저는 이틀에 한 번씩 드라이버 분들과 함께 사막으로 향하곤 했습니다. 저는 중간 책임자이자 버스 인솔자 그리고 사막투어 가이드 역할을 함께 했기 때문에 거의 매 순간 뛰어다니느라 땀에 흠뻑 젖은 채였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그는 땀냄새가 나도록 열심히 뛰어다니는 모습에 호감을 느꼈다고 하더라고요. (땀냄새가 맺어준 인연이란 말입니까 정녕!) 무튼, 운명은 생각지도 못한 상황에서 찾아오곤 한다는 걸 깨닫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아무쪼록 저는 운명을 믿는 편입니다. 제가 그를 만난 순간을 돌아보면 말이죠:)








Pinnacles, Western Australia @우리가 함께 일했던 피나클스 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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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jessie_evenfo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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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철들지 않은 30대.

걷고 마시고 새로운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

손으로 써 내려가는 것들은 모두 따뜻한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

그래서 여전히 쓰는 일을 멈추지 않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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