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ssie Jan 13. 2021

90화. 사랑에 빠지는 순간

리분동지 신혼(그림) 일기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떠올리다 보면 서호주 피너클스 사막이 제일 먼저 떠오르곤 합니다. 사막으로 향하던 일정을 함께 하면서 이따금 주워들은 그의 지난 청춘일기는 잠자리에서 자꾸 생각날 만큼 멋진 그림이었고 저는 그런 그가 꾸고 있는 꿈이 궁금해서 잠이 오지 않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회의 어려움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하는 사람을 본 경험이었거든요. 세월호 사건을 알리기 위해 길거리로 나가 버스킹 공연을 하고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를 위해 광화문 집회에 참여하고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학총장과 탁상 논쟁을 벌이는 일까지 저와는 분명 다른 세상을 사는 사람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다짜고짜 꿈이 뭐냐고 묻는 저의 질문에 덤덤하게 대답을 해준 그에게 저는 한순간 반해버리고 말았습니다. 







 하루 350km를 달려야 하는 뜨겁고 힘든 사막 일정을 한 달간 해내며 우리 팀은 조금씩 가까워졌습니다. 몇 시간씩 그늘 하나 없는 사막에 서서 가이드를 하고 나머지 일정들을 소화하며 땀에 절은 저와 그런 저를 진심으로 챙겨주던 사람들 덕분이었습니다. 점점 더 혹독하고 뜨거워지는 스케줄이었지만 이틀에 한번 돌아오는 사막 일정을 저도 모르게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마 그것이 제가 사랑에 빠진 신호가 아니었을까요. 







@Pinnacles, Nambung National Park WA 

좋아요 ‘구독 저에게  힘이 됩니다:)


인스타그램

그림일기 @jessie_evenfolio

http://www.instagram.com/jessie_evenfolio/


아직 철들지 않은 30대.

걷고 마시고 새로운 사람과 이야기 나누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

손으로 써 내려가는 것들은 모두 따뜻한 힘이 있다고 믿는 사람.

그래서 여전히 쓰는 일을 멈추지 않는 사람.




매거진의 이전글 89화. 첫 만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