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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ssie Feb 06. 2021

브런치에 글을 쓰며 깨닫게 된 것

5년 차 브런치 작가의 느낌표

5년 째 글을 쓰는 중입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한 지도 벌써 5년 차. 제일 처음 썼던 글이 2016년 10월 20일에 올라왔으니 꽤 오랜 시간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통해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한 것이다. 오래 글을 쓴 것에 비해 댓글이나 조회수, 공유 횟수가 많지 않아 이따금은 글을 쓸 동기를 잃기도 하고 내 글에 대한 자신감을 잃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번번히 모니터 앞에 앉아 글을 쓰는 것은 '작가'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고 싶은 하나의 꿈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까지 두 번의 공모전에 도전했고 나는 사실 두 번 다 낙방을 했다. 몇 번이고 넘어지며 무릎에 멍이 잔뜩 들었지만 여전히 글 쓰는 일은 나를 생기있는 사람으로 살게 한다. 어제도, 오늘도 여전히 쓰고 있는 내가 지금까지 깨닫게 된 3가지를 조심스레 써내려가 보기로 했다. 






1.  제목이 8할이다. 

@ (대단하지 않지만) 브런치 글 랭킹 


 엄청난 조회수는 아니지만 지난 나의 글들을 돌아봤을 때 가장 많은 호응이 있었던 것은 '인간관계'에 관한 것이었다. 브런치에 이따금 글을 쓰고 있지만 어떤 관심도 받지 못했던 내가 퇴사를 하고 썼던 인간관계에 대한 글은 (지금보면 매우 부끄럽지만..) 어쩌면 오늘 날 회사를 다니고 있는 혹은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모두에게 주어진 어려운 숙제이며 모두들 조금의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며 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나에게 어려운 일은 곧 나와 비슷한 삶을 살고 있는 모두에게 똑같이 숙제처럼 존재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글을 쓰는 일은 스스로에게 위로가 되는 일이기도 하다. 이따금 전혀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가 "공감한다"는 댓글을 남길 때면 나 역시 큰 위로를 받게 되곤 하니까 말이다. 


 이 글은 퇴사를 하고 조금은 냉정한 시선에서 써내려 갔던 글이기에 덤덤하게 써내갈 수 있었지만 아마 사표를 내기 전에 썼더라면 조금은 그 성격이 다른 글을 써내려 갔을 지도 모를 일이다. 또 '서른'이라는 분명한 키워드가 주는 힘이 있었는데 20대의 청춘에서 30대의 어른으로 접어드는 시점을 제목에 담았던 것 또한 비슷한 나잇대의 사람들을 독자로 끌어들이는 힘이 있었던 것 같다. 부쩍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은 '서른'이라는 어감이 주는 무게는 가히 무거우니 말이다. 







2. 일단 시작하는 것!

 

@브런치북 '이토록 어설픈 신혼일기' 중 



 회사의 매출과 분위기가 침체되어가는 동안 직원들은 대부분 일하는 '척'을 하고 있었다. 시간 허비하는 것을 유난히 견디지 못한 내가 시작한 것은 노트에 그림을 그리는 일이었는데 점심시간에 함께 밥을 먹던 디자인팀 대리님은 그런 나를 보고 웹툰을 그려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내 그림은 자그맣게 귀엽긴(..?) 하지만 그리 대단하지 않았기에 나는 손사레를 치며 아니라고 했지만 왠지 모를 호기심과 추진력으로 그 날 근무시간에 아주 수수한(?) 그림과 결혼에 대한 짧은 생각을 브런치에 올렸다. 그리고 이 어설픈 시작은 다음 포털에 뜨면서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다. 


  모두가 회사에 대해 부정적인 말과 생각들을 쏟아내고 있을 때 내가 했던 선택은 부정적인 에너지를 흡수하고 내뿜는 것보다 에너지를 내면에 조금씩 비축하는 일이었다. 그 것은 바로 내가 갈 수 있는 또 다른 길을 찾아보는 일이었는데 곁에 있는 좋은 동료 덕분에 아이패드를 빌려서 처음으로 사용해 보게 되었고 디지털 드로잉의 신세계를 알게 되었으며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그리고 나의 가능성을 지지해주는 짝꿍의 응원 덕분에 내게도 지금은 아이패드가 함께 하고 있다. 또 한가지 좋은 소식은 지금은 다른 회사에 이직한 동료분에게서 얼마 전부터 소소하게 외주 작업을 요청 받아 그림을 그리는 기회를 얻어 태교 겸 용돈을 벌게 되었다는 것이다. 일단 시작 하는 것, 나는 그 것이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는 지를 안다. 아직 소소하긴 하지만 90화까지 그림을 연재한 나의 일상이 그러하고 또 어떤 기회가 찾아올 지 모를 당신의 내일이 그러하듯이. 







3. 평범한 일상도 이야기가 된다.

@브런치북 '이토록 어설픈 신혼일기' 중


 우리 부부를 테마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내 그림의 주된 소재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온 우리 두 사람이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며 겪게 되는 일들이었다. 신혼 때는 유난히 많이 싸우게 된다는 말처럼 나는 특히나 남편과 투닥거리며 주말을 마무리할 때가 많았다. 그리고 그 주된 이유는 남편의 부족하디 부족한 체력 때문이었는데 어릴 때부터 유난히 체력이 좋았고 매일 달리기, 요가 혹은 복싱으로 꾸준히 체력을 키워오던 나와는 달리 여가 시간을 누워서 무한도전을 보는데 보내온 남편의 패턴이 너무나도 달랐던 것이다. 나는 꽤 솔직한 성격이라 남편과의 그런 다툼도 자주 글의 소재로 활용하곤 했는데 남편이 밤 늦게 야근을 하고 들어오고 주말 낮까지 잠을 자는 동안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면서 보내면서 싸움이 조금씩 주는 순기능도 함께 나타났다. 그리고 모든 생활들 속에서 글감을 찾아내기 시작하면서 아주 작은 경험들도 소중해지기 시작했다.

대단하진 않지만 여전히 그림을 그리고 짝꿍과의 일상들을 그림으로 남기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그림을 그리다보면 평범한 일상도 이야기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많다. 



 그리고 또 한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아무리 어렵고 힘든 순간들도 언젠가 내가 작가가 되기 위한 동력이었다고 생각하면 아주 조금은 견딜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 몇 해 전, 이천만원의 사기를 당하고 내가 했던 일은 울면서 글을 쓰는 일이었는데 그 아픔을 글감으로 썼던 글이 직방 공모전에 1등으로 당선되며 나는 1년치 월세인 5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그리고 그 돈으로 회사에서 대출했던 월셋방 보증금을 갚았다) 조금은 웃픈 그 기억은 사실 여전히 나에게 가장 큰 자극이자 영감이 되어준다. 내가 쓴 글이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최고의 순간이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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