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de Park, Perth
여행자는 궂은 날을 미워할 수 밖에 없다.
집채만한배낭을 메고 익숙치 않은 길을 이리저리 다니다 보면 바지는 어느새 흙투성이가 되고 만다.
예기치못한 날씨,
3분 전 떠나버린 버스,
2층 침대를 함께 나눠쓰는 다른 이의 부산스러운 잠버릇까지 내 뜻대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무언가를무던히 받아 들이는 법을 배우게 될 때 즈음, 이미 다른 이의 체취가 서린 이불 냄새가 점차 익숙해지기 시작할 무렵이면 나는 다시 짐을 싸야만 했다. 여행의 아이러니는 익숙해질 타이밍이면 언제나 떠나야 한다는 것이고 이는 만남과도 닮아서 이젠 정말 잘할 수있을 것 같았던 순간이면 언제나 이별이 찾아온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