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e27. 잃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Porto, Portugal

by Jes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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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때로 길을 잃어보아야 한다. 세계를 잃어버린 다음에야 비로소 우리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디쯤 서 있는지 우리를 둘러싼 무한한 관계 속에서 나를 깨닫기 시작하는 것은 바로 길을 잃으면서

부터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월든> 중에서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잃는다’는 단어의 부정적인 뜻에 집중하며 살아왔던 것으로 보여진다. 그래서일까 무언가를 잃는다는 것은 어쩌면 루저가 되는 일과 동급으로 여겨져 왔던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언가를 그것도 아주 중요하고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본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그 순간부터 ‘삶의 본질’에 대해 고민할 시간을 가지게 된다. 그것은 우리가 때때로 무언가를 ‘잃어도 괜찮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이 절대로 ‘무’의 상태가 되는 것이 아닌 ‘공’의 상태가 되는 것을 뜻한다.


길을 잃는다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일지도 모른다. 정해진 방법으로라야 비로소 목적지에 닿을 수 있다는, 정해진 시간에 (누가 그 시간과 방법을 정의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곳에 닿아야 한다는 많은 이들의 생각이 오류를 만들어내고 그러한 방법으로 길을 따라가지 않는 사람을 ‘특이하다’라는 방식으로 표현해 내지만 결국 그 곳에 도착한다면 우리는 길을 잃든,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든 마침내는 모두가 각자의 목적지에 도달했음을 알게된다. 결국은 어떤 길을 택하든 그 길 위에서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본질로 향하는 시간’이며 가장 중요한 것을 위해 길을 잃는 것은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과정 중 하나인 것을 알게된다. 우리는 인생의 여정을 찾아가는 연습을 위해 여행을 떠나며 여행지 위에서 끝없이 길을 잃어가며 마침내는 인생의 길도 여행에서의 길과 결코 다를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그 하나의 사실을 알아차리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그 멀고도 먼 나라로 떠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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