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at Central Desert, WA
오지란 기이하고 불가해한 곳이라는 점.
그 공허하기 짝이 없는 공간에 사람들을 이상 야릇하게 지배하는 무언가가 있다. 그곳은 여러분의 죽음을 원하는 장소다. 그러나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고난에 연거푸 직면하고 그 보상이 가장 보잘 것 없음에도 탐험가들은 모험을 떠난다.
<대단한 호주 여행기 / 빌브라이슨>
빌 브라이슨의 책 속에서 이 구절을 발견했을 때 나는 마치 오랫동안 풀지 못한 숙제의 해답과 마주한 듯한 느낌에 빠져들고 말았다. 내가 대한민국의 77배나 되는 이 황량하면서도 경이로울만큼 거대한 대륙을 여행하는 일에서 쉬이 헤어 나오지 못한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으니까 말이다. 사람들은 종종 묻곤했다. 도대체 어떤 매력이 너를 그 호주라는 나라에서 오지 못하게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 것을 쉽게 설명할 수 있었다면 나는 아마도 일찍부터 그 호주라는 나라에 뿌리를 내리고 살았을 지도 모를 일이었다.
정말 나는 그러했다. 그 광활하면서도 뜨겁고 그 어떤 생물도 쉽게 살아갈 수 없을법한 사막이 대륙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나라를 왜 나는 좋아하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오랫동안 그칠 수 없었다. 떠날 때마다 후회를 한 웅큼씩 집어 먹어야 했지만 나는 왜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파리가 들끓고 쉬이 씻을 수 조차 없는 이 무한의 장소를 그리워하고 있었던 것일까를 말이다. 빌브라이슨이 묘사한 것처럼 유럽인들의 문명에서 힘겹게 벗어난 소수의 호주 원주민 애버리저니(Aborigin)들만이 사막의 깊숙한 어딘가에 터전을 닦고 살아가고 있었고 대부분의 호주인들은 파란 바다가 보이는 즉, 물을 구하기 쉬운 해안가를 따라 살고 있었지만 일부의 사람들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막을 언제나 동경했다. 그들은 이 곳을 오지라고 부르고 때론 아웃백, 사막이라 써내려가곤 했다. 호주인들은 모험과 탐험에 꽤나 익숙한 듯 보였다. 처음엔 농사를 지을 토지를 개간하기 위해 그리고 훗날은 금맥을 발견하기 위해 쉼없이 거대한 사막을 헤매고 다녔던 옛사람들의 피를 물려받아서 인지도 모르겠다. 그 속에서 짧지도 길지도 않은 4년 남짓의 시간을 살아내고 나니 점차 나도 광활한 자연을 이따금씩 찾아 헤매는 사람이 되고 있었다. 삶에 지칠 때면 언제고 떠오르는 장소가 있다는 사실이 가끔 위안이 되곤 한다. 아무도 없는 그 붉은 사막 한 가운데서 생의 뜨거움을 온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면, 나는 언제고 다시 오지를 찾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