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공에서 잠을 기다리는 마음
밤이 깊어질수록 이 도시는 더 또렷해집니다. 저는 그 소리들 사이에서 잠을 기다립니다.
사이공에서 오래 살기 위해 저는 좋은 점을 먼저 보려 애써왔습니다.
자라나는 아이에 대한 너그러움, 서로의 소리에 관대한 분위기.
그럼에도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것이 있다면, 아마도 소음일 겁니다.
이곳은 소리에 관대한 나라입니다.
아이들이 크게 웃어도, 누군가 밤 아홉 시까지 노래를 불러도 대체로 서로를 이해합니다.
층간소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분명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모든 장면에는 빛과 그림자가 함께 있습니다.
오토바이의 경적 소리, 신호가 바뀌기 전부터 울리는 빵빵거림, 큰길에서 들려오는 화물차의 경적 소리.
방음이 완전하지 않은 방 안에서 그 소리들을 통과해 잠을 청하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침에 눈을 떠도 개운함이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몸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 무거움이 차곡차곡 쌓이는 이유에서 입니다.
그래서 가끔 조용한 소도시로 짧은 여행을 떠납니다.
늦잠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에서는 아침이 늘 먼저 오니까요.
그럼에도 경적 대신 새소리가 들리는 아침은 충분히 다릅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밤, 술 취한 이의 노랫소리 대신
아이의 작고 가지런한 숨소리만 들리는 시간.
그 순간에야 잠은 비로소 조금씩 다가옵니다.
잠은 완전히 조용해질 때 오는 것이 아니라
조용해질 수 있다고 믿는 마음에서 먼저 시작되는 것일지도요.
사이공의 밤은 여전히 소란하지만,
저는 그 안에서 작게 숨을 고르는 법을 연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