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석양을 보러가자는 말
비양도, 제주
말로는 차마 형용할 수 없는 분홍빛과 푸른 빛의 오묘한 하늘의 색이 지나고 나면 거짓말처럼 어둠이 찾아왔다. 우리네 인생도 다시 반짝이는 빛으로 가득 차기 위해서는 고요의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이따금 그 묘한 시간을 함께 바라보는 누군가의 뒷모습을 통해 나는 누군가를 깊게 공감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뒷모습을 봐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뒷모습은 그 어떤 포장으로도 감출 수 없기에.
나는 가까워지고 싶어지는 누군가를 만날 때면 그의 뒷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니 나에게 '석양을 보러 가자'는 말은 내가 당신을 알아가고 싶다거나 혹은 사랑하고 싶어졌다는 의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