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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글안 Jul 09. 2022

식물의 미래

식물이 가로등과 빅데이터 드라이브가 된다니

오랜만에 식물 때문에 설레는 주말을 보냈다.


넷플릭스에서 오랜만에 썸네일이 확 당기는 다큐를 봐서다. 귀여운 다육이를 양손에 들고 장난기 가득한 얼굴을 한 사람의 얼굴에 '미래의 이것'이라는 제목이 딱! 떠있으니 식물 덕후인 나는 바로 재생을 눌렀다.


20분도 채 되지 않는 영상이지만 흥미로운 주제들이 신선하기 짝이 없었다.

'실내 식물을 저렇게까지 생각한다고?'

미래의 어느 아파트를 상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나무는 그저 광합성의 역할만 해줘도 이롭기 짝이 없는데 모기나 식물에 해로운 해충을 없애주는 화학물을 내뿜기도 한다. 유전자 조합으로 가능해진다는 주장이다. 아파트 층층마다 가로수가 있고, 생체발광인 해파리 같은 데서 유전자를 발췌해서 식물에 넣어서 나무가 가로등이 되는데 아바타에 나오는 식물처럼 자체발광을 한다.


그게 다가 아니다. 갑자기 비가 쏟아지면 쳐져 있던 잎이 위로 올라오면서 우산 역할까지 한다. 식물의 무한 가능성을 상상하고 실현할 방법을 연구 중인 전문가들의 인터뷰까지 나오는데 이건 정말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상상도 아니다.


방구석에서 식물을 키우면서 어떻게 하면 식물을 더 예쁘게 심을 수 있을까, 식물을 어떻게 배치하면 공간이랑 더 잘 어울리까 정도로 머리를 굴리는 나로서는 가슴이 웅장 해지는 이야기로 시작했다. 기술과 자연의 훌륭한 조합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기술이 자연을 대체할 필요가 없고 우리를 서로 연결해준다.


'이런 미래라면 너무 기대되는데?

미래에 식물은 가구를 대체하기도 하는데 빠르게 자라나는 식물이나 나무를 가구로 쓴다.

가구 모양으로 자라나는 식물은 지금처럼 몇 년 쓰고 버리는 패스트 가구를 대신하는데 게놈에 프로그래밍하는 것이라고 한다.


삶의 질을 나아지게 하는 것 이상으로 유해한 존재나 생활방식도 줄여주는 효과다. 일석 5조쯤 되겠다.


화석연료를 태워 쓰는 빅데이터 드라이브 역할을 식물이 대신해 준다는 인터뷰에서는 이건 뭐 공상과학 영화가 아닌가 싶었다. 데이터를 저장해주는 식물이라니. 미래에는 반려식물, 실내 화초라는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겠다.


기술은 이제 켜져 있는 게 아니라 살아 있는 것이다.


인간은 농업을 시작하면서 정착하고 집이라는 것을 짓고 살았다.

식물은 인류인 우리에게 우리에게 주거지를 선물하기도 했지만 일상의 사소한 행복도 준다.


반려식물, 화초 이런 명칭은 너무 작게 느껴진다. 좀 더 큰 웅장한 이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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