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글안 Jan 16. 2023

마감 스트레스 극복하기

체력은 바닥 머리는 뇌정지


에세이를 쓰고 있다. 2월 초가 1차 마감인데 스스로 1월 말로 정했다. 2월부터라도 노트북만 두드리고 있는 일상에서 좀 벗어나고 싶어서다. 작년 10월부터 원고에 본격적으로 매달려서 몇 달째 원고만 쓰고 있는 기분이 든다.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운동도 안 하는데 수면 시간이 불규칙해져서다. 최근 일주일 동안 밤 11시까지 원고를 쓰고 이후에 밀린 집안일을 했다. 씻고 누우면 12시 30분쯤 된다. 잠들기 전 30분에서 1시간 정도 휴대폰으로 놀아야 좀 쉬다가 자는 것 같은 보상 심리가 있다.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다가 잠들면 1시 30분쯤 잠에 들었다. 평소 12시쯤에는 자야 하는데 1시간 정도 늦게 잤더니 입 안에 염증이 났다. 목도 칼칼하고 몸살 기운도 돈다.


책을 쓰는 동안 즐거운 순간이 많았다. 일단 글이 막히지 않아서다. 평소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걸까. 자판을 쉬지 않고 두드리며 백지를 채워나갔다. 평소 식물 사진을 많이 찍어둬서 책에 실을 사진도 많아서 사진만 골라도 반나절이 훌쩍 지나갔다. 여행지에서 찍어둔 식물 사진을 보며 잠시 추억여행 하느라 행복한 순간도 많았다.

힘들고 괴로운 순간이 왜 없었겠나. 식물 키운 이야기, 식물 죽인 이야기, 이 식물, 저 식물, 계속 식물 이야기만 하다 보니 갑자기 머리가 막혀서 아무것도 써지질 않았다. 특히 초반에는 내가 쓴 이야기가 다 너무 구리고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많이 날리고 지웠다.


마감 압박에 시달리면서인지 더이상 머리에서 나올 게 없어서인지 글이 막히기 시작했다. 다시 원고를 이어가기 위해 책을 한 권 읽었다. 이다혜 작가가 쓴 '퇴근길의 마음'은 굳은 뇌를 다시 유연하게 녹여주었다. '일잘러'가 되기 위한 사람에게 권하고픈 책이다. 일을 하면서 겪게 되는 여러 가지 상황을 예로 들어 다양한 관점으로 상황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연차가 꽤나 쌓인 일 잘하는 사람이 제안해 주는 따뜻하고 차가운 조언도 있어 일이 잘 안 풀릴 때 다시 생각 날 것 같은 책이다. 유튜브의 영향인지 책 전반에 걸쳐 글의 호흡이 짧아 출퇴근길에 오가며 읽기에 좋을 것 같다. 나는 커피 한 잔 하며 쉬어가는 시간을 활용했다. 책을 볼 시간이 없을 때가 책이 가장 재밌고 제일 읽고 싶을 때라는 걸 또 한 번 느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 식물 취향 찾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