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딩단상 | 한국사회
우리나라 차들은 횡단보도에서 사람이 지나가도 절대 멈춰 서지 않는다. 대신 사람이 멈춰 선다. 살짝 속도만 줄이고 사람이 지나감과 동시에 뒤를 아슬아슬하게 스쳐간다. 단 1초라도 늦게 가면 큰일 나는 모양이다..
1950년대에는 차와 사람이 부딪히면 사람이 죄송합니다 하고 고개 숙이며 사과했다고 한다. 차 주인은 소리치고. 1990년대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눈 똑바로 들고 다녀?!”를 흔히 들을 수 있었다.
운전자가 소리치는 사회.
사람보다 차가 먼저인 사회.
얼마 전 호주 멜버른에 갔는데, 차들이 너무 신호를 잘 지켜서 내가 운전자한테 물어봤다.
"사람들은 종종 신호 무시하고 빨간 불에도 건너는데, 차들은 신호와 정지선을 매우 잘 지킨다. 왜 그러냐?"
운전자의 답은 간단했다.
"신호와 차선을 어기면 벌금이 220달러다. (우리 돈으로 20만 원) 나도 한번 낸 적이 있다. 그 이후로는 철저히 지킨다."
"뒷자석에서 안전벨트 안 매도 똑같다. 뒷자석에 안은 사람도 내야한다."
제도화.
그렇다. 호주 사람이 착하고 우리나라 사람이 운전 매너가 없어서 그런 게 아니다. 모든 게 제도화를 해야 개선되고 꾸준히 지켜진다.
우리나라 또한 사람이 먼저 배려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 의식에 기대해서는 안 되고, 상벌을 확실하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잘못한 것에 대해서 벌을 명확하게 주지 않으면 동일한 잘못을 반복하게 되어 있다. 더 이상 개선은 없다. 오히려 잘못한 것을 그대로 놓아두면 잘 지키는 사람도 따라 한다. 바른 일을 하는 사람이 바보가 되는 사회에선 발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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