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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딩제스 Feb 19. 2017

너와 헤어지고 나를 찾았다.

너와 헤어지고 나는 나를 다시 되찾았다.

너의 모습은 지우고 온전히 나로 돌아온 듯했다.


너 없이 나는 살 수 있었고

너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고 있었다.

실제로 그랬다.



만나고 싶은 친구도 마음껏 만나고

어디서 뭐하는지, 집에는 들어갔는지 수시로 연락할 필요도 없었다.

종종 여자도 따로 만났다.

없는 돈 모아서 너에게 선물 사줄 필요도 없고

데이트 비용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모든 시간과 돈을 온전히 나에게 투자했다.

사고 싶은 옷을 사고

핸드폰도 바꾸고

시간도 많겠다 운동도 끊었다.

가끔은 혼자 해외여행도 갔다 오곤 했다.

나는 그렇게 너 없이도

온전히 나로서 존재할 수 있었다.


나는 너 없이도
온전한 나로 존재할 수 있었다


더 이상 너 때문에 마음 쓰지 않아도 됐고

괜한 오해로 너에게 설명하는 힘듦도 없어졌다.

지겹도록 나를 지치게 한 너의 의심에서도 벗어 날 수 있었고 내가 잘 못한 것도 없는데 매번 풀어주고 달래고 사과해야하는 수고스러움에서도 해방 될 수 있었다. 지치고 힘들었다.

그런 지긋지긋한 시간에서 이제는 벗어 날 수 있었다. 널 더 이상 신경쓰지 않고 나를 온전히 나로만 볼 수 있었다.

자유를 만끽했다.

너에게서의 자유로움.

너를 사랑했지만 네 안에서 나는 힘들었다.

서로 사랑했지만 서로 지쳐갔다.

결국 그렇게 서로를 놓아주었다.

그래야만 했다.


너를 사랑했지만 네 안에서 나는 지쳐만 갔다.

너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나는 열심히 살았다.

네가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다.


나는 나대로

너는 너대로

그렇게 각자 다른 삶 속에서 살아간다.

이제는 '우리'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시간이 흘렀다.

너는 너, 과거의 너.

나는 나, 현재의 나.

더 이상 우리가 아니었다.

남이었다.

남보다 더 남이 되었다.

소식 한 번 들을 수 없는, 연락 한 번 할 수 없는 남, 남보다 남.

그렇게 나는 너의 흔적이 단 하나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비로소 온전한 내가 되었다.



너의 흔적이 단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온전한 내가 되었다


그런데, 아주 가끔 그립다.

네가 그립다기 보다는 네가 내게 준 특별한 것들이 그립다.

나를 사랑해서 죽겠다는 표정으로

나만 지그시 뚫어지게 바라보던 너의 눈 빛.

아무 말 없이, 커다란 눈을 반짝이며

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는 모습


그 미소

그 눈 빛

그 벅참


그런 눈빛을 느껴본 게 언제인지..

아마 너 이후로는 없는 듯하다.

아니, 없었다.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모두 스쳐 지나갔다.

아무도 너처럼 날 사랑해서 죽겠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본 사람은 없었다. 앞으로도 없을지 모른다.



너와 헤어지고 나는 나를 찼았지만..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것을 잃었다.

그 티 없이 맑게 빛나던

온전히 나만을 가득 담고

마냥 행복해하던 너의 눈 빛.

사랑에 가득 찬 그 눈 빛은

더이상은 볼 수 없게 되었다.


나만을 가득 담고 마냥 행복해하던 너의 눈 빛

그게 아쉽다.

조금..

많이는 아니구 아주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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