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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딩제스 Sep 26. 2016

술 자리에서

직딩단상 | 사랑

술자리에서 어떤 친구가 '난 술 한잔도 못 마신다'라고 하니, 옆에 있던 친구가 그랬다.

“야!  처음부터 술 잘 마시는 사람이 어딨어? 술자리 자주 갖고 먹고 토하면서 느는 게 술이지… 누군 태어나서부터 잘 마신 줄 알아?”


맞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다. 술도 그렇다.

처음 마시면 얼굴 빨개지고, 심장이 빨리 뛰고, 더 마시면 약간 어지럽고 손끝이 찌릿찌릿하면서 몸이 마취가 되고 혀도 마취가 돼서 발음이 새고, 기분 좋아져서 막 웃다가, 더 취하면 끄억끄억 울다가, 비틀대고, 결국엔 토하고…


그런데 사랑도 그런 것 같다. 첫사랑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다.

사랑에 빠지면 술처럼 얼굴 빨개지고, 심장이 빨리 뛰고, 어지럽고 하루 종일 생각나고, 손 잡으면 찌릿찌릿하고, 온몸에 전율이 이르고,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웃다가도, 마음속 저 바닥까지 감정이 내려간다. 그리고 이별하면 슬픔에 취해서 비틀거리다가 아무데서나 꺼억꺼억 토하 듯 울고..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찾고.


맞다. 처음부터 잘하는 것은 없다. 하면서 느는 거다.

사회생활 잘 하려면 술을 해야 되고 행복하게 잘 살려면 사랑을 해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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