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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딩제스 Oct 04. 2016

이별 상담

직딩단상 | 사랑 이별


사랑했다는 것은 그 사람이 내 안에 있었다는 것


"당신은 지난 6개월 동안 이별의 아픔을 잊기위해 노력을 한 것 같네요."

"네, 그렇죠. 혼자라도 열심히 살아보려 노력했습니다."

"이별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아니네요."

"네...?"

상담사님께서 자세를 고쳐 앉으며 다음 말을 이었다.

"음.. 잘 들어보세요. 사랑했다는 것은 그 사람이 내 안에 있었다는 거거든요. 이별이란 것은, 내 안의 있던 그 사람이 나로부터 찢겨 나간다는 거예요. 그것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거예요. 마치 내 생살이 찢겨 나가는 것처럼 아프다는 말이죠. 그런데 그것을 그대로 보아야 합니다. 내 생살이 찢겨 나가는 걸 말이죠. 얼마나 아프겠어요. 얼마나 고통스럽겠어요. 그래도 그렇게 해서 분리시켜야만 하는 거죠. 비워내야 한다는 거예요. 지금 덜 아프려고 찢겨 나가는 걸 어떻게든 잡아보려고 하는 것은 아무 소용없는 일이에요. 그것은 이별했다는 사실을 피하고 있다는 말이에요. 이별의 아픔을 다른 것들로 대체하고, 숨기고 피하려고 하는 거예요. 살이 떨어져 나가고 있는 걸 다른데 눈을 돌려 회피하고 있는 거죠."


"그러면 제가 더 아파해야 한다는 말씀이신가요?"

아프지 않기 위해 찾아온 상담실에서 더 아파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네, 그렇죠. 이별의 고통이 얼마나 아픈지 그대로 느껴야 합니다. 아플 땐 아파하고 슬플 땐 슬퍼하고 눈물이 나면 눈물을 흘리세요. 그렇게 이별 후에 오는 모든 감정과 모습들을 그대로 받아 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비워내는 거예요. 그렇게 사랑이 떨어져 나가는 겁니다."

잊기 위해서는 더 아파해야 한다


잊기 위해서는 더 아파해야 한다는 말을 이해 할 수 없었다. 나는 지금까지 많이 힘들어 했다. 나 혼자 많이 아파했다. 더 아파해야 한다니 억울하다. 여태까지 아팠는데 얼마나 더 많이 그리고 오래 아파해야 하는지.. 가늠 할 수 없었다.

내 안에 있는 네가 찢겨져 나간다.

그것을 생생히 지켜본다.

나는 철저히 아파한다.

그렇게 분리한다.

그렇게 비워낸다.

그렇게 하면.. 이게 다 잊혀질까..


#이별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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