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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해경 Feb 04. 2023

호주야, 머리카락 보인다!
2편:호주의 저녁노을

저녁노을 진 주택의 모습

 도심지에 약간의 아파트가 형성되어 있고 도심지를 벗어나면 나머지는 다 주택으로 되어 있다.

딸도 주택을 샀고(물론 은행돈을 빌려서이다.) 주택가는 조용하기 그지없다. 호주는 한국과 달리 아파트값은 오르지 않고 세월이 지날수록 오히려 그 값이 떨어진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집을 장만할 때 주택을 산다. 주택은 오를 소지가 그나마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의 편리한 아파트 생활에 적응된 사람들에게 주택의 삶은 힘들 수 있다. 아마도 가장 힘든 일이 잔디를 깎는 일인 것 같다. 잔디 깎는 사람을 고용하자니 호주의 인건비가 장난이 아니고, 본인이 하자니 호주의 날씨가 너무 좋아 잔디의 자라는 속도가 너무나 빠르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한 사람은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샀다. 그런데 그 집의 마당이 넓어 잔디 깎는 일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가 바라는 것은 이 주택을 다른 사람에게 렌트로 주고 본인은 아파트에 렌트로 들어가 사는 것이다.

 

딸이 사는 동네이다.  저녁 식사 후, 남편과 나는 주택가를 산책한다. 돌아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다.

어제 산책 나왔을 때도 남자주인이 열심히 차를 수리하고 있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남자들이 차고에 여러 가지 공구를 갖추어 놓고 차를 직접 수리한다고 하더니만, 이 남자가 그 전형인 것 같다.

어제 지나가다가 나무를 너무 멋있게 정리했다고 주인에게 칭찬한 집이 있다. 나무를 어떻게 이렇게 전지 할 수가 있는지? 둥글게 전지 하는 우리나라와 너무 다른 모습이다.

바다와 친근해서인지  집 앞에 보트가 있다.

차색깔이 휘황찬란하다.

어느 집 앞의 야자나무는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다.

점점 노을이 뚜렷해지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하늘이 신기한 조화를 부린다.

계속 색깔이 바뀐다.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 하늘이 이 모습이다.

신기한 저녁노을이다. 왜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보이는지는 알 수가 없다. 저녁노을은 마치 하늘에서 누가 색칠을 다시 하기 위해 물감 묻은 붓을 물통에 넣고 마구 흔들어 붓을 헹굴 때, 물에 번지는 색상의 다양한 모습과 같은 느낌이다. 지금이 하늘 개구쟁이들의 미술 시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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