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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2023년 3월 31일 분당 중앙공원에서)

by 김해경

사람에게 영광이 있을 때, 사람들은 그 사람에게 모여든다.

나무도 사람과 마찬가지이다. 꽃은 그 나무의 영광이다. 영광이 있을 때 사람들은 그 영광 아래로 모여든다.

아래.jpg 2023년 3월 31일 천당 아래 있는 분당 중앙공원에서

사람들은 떼 지어 그 영광을 탐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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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광에 취하여 행복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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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영광을 붙잡기 위해 열심히 사진을 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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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을 오래오래 간직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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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이 조성되기 전 있던 전통가옥에 들어가니, 마침 관리자 한 분이 작년에 말린 목련차를 마시려다가 들어온 우리에게 차 한잔을 대접한다. 아! 작년의 영광을 이렇게 오랫동안 우려먹는 또 다른 방법에, 또 그 영광의

향기에, 감탄하며, 우리는 황송하게 영광을 취한다.


보란 듯, 날아갈 듯이 앉아있는 정자와 '날 좀 보소'를 외치는 분수대! 모두가 영광을 사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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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샘하듯 입을 다문 연못 한 귀퉁이, 나는 말한다, "얘야, 너도 예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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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는 좀 더 오래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기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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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아래에서 엄마와 꼬마들이 정자에게 재롱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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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맞은편 진달래도 정자님을 사랑한다고 일편단심의 마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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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는 얼굴색이 샛노래져서 이를 질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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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은 이를 내려다보며 "Calm down(진정해)!", 진달래를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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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영광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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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영광을 심는 사람들!


잠시 영광을 피하여 오솔길을 오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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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모든 영광, 아무 상관없이, 겨우내 살아남았음에 만족하는 이 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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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아주 잠깐동안, 고귀하게 영광을 취했다가 사라지는 목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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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영광을 터뜨린 벚꽃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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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잠시동안 누릴 영광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리는 수많은 꽃들과 인생들!

혹은 영광과 상관없이 살아가기에 급급한 오솔길의 토끼 같은 인생들!


모두 일장춘몽 같은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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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는 영원한 영광은 없는 것일까?


"그러므로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오직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벧전 1: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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