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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모래알만큼 자라기 위해 바다가 필요하다

(바람아래 해수욕장의 모습)

by 김해경

깨금발로 자라기를 갈망하는 한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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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파에 기대어 자람의 고민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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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쳐 손가락 빨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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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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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저 멀리 서해안의 만리포 바다가

115.jpg 만리포 해수욕장의 아침전경

아침 일찍 깨어난 모래사장의 파라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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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껏 숨죽이다 하품소리 토해내는 파도가

파도의 기지개 소리에 놀란 강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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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세수를 즐기는 조약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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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부른다.

아기는 아직도 잠이 덜 깬 모습으로 두리번거리며 그들을 찾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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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자기를 불렀는지 생각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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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시작하는 바다는 활기를 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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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살을 가르는 수상보트 소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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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놀란 눈으로 바다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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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기 위해 바닷물에 몸을 담가야 한단다, 아가야!

엄마 뱃속에서 자랏 듯이, 자연의 뱃속에서 자라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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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아놓은 모래성 안에 앉아, 아기는 바다와 이야기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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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루가 흘러갔다.

아기는 모래알만큼 자랐다.

99.jpg 만리포 해수욕장 저녁노을

이튿날, 아기는 다시 바다가 보고 싶어졌다.

55.jpg 바람아래 해수욕장

밤사이 새들이 날아와 바다의 친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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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바다와 새들에게 손짓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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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도 친구가 되어줘!"라고 외치지만, 새와 대화에 빠진 바다 대신에 , 하늘이 살포시 구름이불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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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는 쑹쑹 모래구슬을 만들어주며 아기를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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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기는 못내 아쉬운지 파도소리를 흉내 내며 바다를 부른다.

그렇게, 오늘도 아기는 바다를 바라보며 모래알만큼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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