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맑음

by 김해경

앞, 뒤, 좌, 우

외제차의 홍수 속에

너무나도

서민적인

나의 차


아파트 상자갑 속에 사는 사람들이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이상

특히나 도심에서는 3/4


어젯밤 내린 비는

이들의 차에서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기상상태를 피해 가는

언제나 맑음의 차들


그래서 늘 말쑥한 차림새의

이들의 행렬 속에


나의 차는


어젯밤 할퀸

비바람의

상처를

온몸에 드러낸 채


후줄근한

초라한

기죽은 모습으로


맑음의 꽁무니를

뒤쫓아 간다.


차 안의 주인은

태풍 속에 있는지

무풍 속에 있는지


맑음의 가면을 쓴

차량 모습 때문에


짐작할 수 없지만


부디

그대들의 인생도

늘 맑음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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