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ctor Jung(정박사님-Novel)1화

1화. 투명마스크

by 김해경

오늘 아침 뉴스에 정시연 박사님의 마스크를 벗은 모습이 공개되었다. 이 기사를 본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그녀가 법원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다. 정시연 박사. 그녀가 왜 이런 가혹한 선고를 받았을까? 나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그녀의 행적을 더듬어보았다.


20여 년 전, 코로나(Corona)의 팬 데믹(pandemic) 현상으로 거의 5년 동안 사람들은 큰 고통을 겪었다. 5년간 전 세계의 사람들이 매일 사용한 마스크의 양은 지구를 34바퀴 돌만큼의 엄청난 양이었다. 사람들은 마스크의 부작용에 따른 크고 작은 피부병과 안면 변형을 겪었다.


그러나 마침내 코로나가 종식되었다. WHO의 사무총장 마르크렐르프가 SNS를 통해 이를 알렸을 때, 사람들은 너무 기뻐 난리가 났다. 가지고 있던 모든 마스크를 광장에서 불태우면서 밤새도록 춤을 추지 않았던가! 그 연기로 인해, 눈이 따갑고 숨쉬기가 힘들어져서 거의 3달 동안 사람들은 손수건이나 스카프로 눈과 입을 가리고 다녀야 할 정도였지만, 이것이 사람들의 기쁨을 빼앗아갈 수 없었다.


그리고 그동안 억눌려 놓았던 사람들의 욕구가 폭발했다. 여행과 이동이 활발해졌으며, 그동안 만들지 못했던 물건의 배 이상을 만들고자 하는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밤낮으로 공장이 가동되었다. 또한 거의 일 년 동안 사람들은 하루에 서너 시간 정도만 자고 밖으로 나돌아 다녔다. 돌아다님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사람들은 호흡하기가 힘들어졌다. 공기 오염이 심각 수준으로 격상되었고, 또다시 WHO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사람들의 분노가 SNS를 달구었다. 다시는 마스크를 하기 싫다는 것이 그 주된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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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혜성같이 나타난 사람이 정시연 박사님이다. 그녀는 새로운 마스크 개발에 성공했다. 일명 투명마스크! 얼굴의 모든 윤곽이 다 보이는 마스크를 발명해낸 것이다. 이 투명마스크를 개발하는 데 적극적으로 후원한 단체들이 그 당시의 SNS에 크게 부각된 적이 있다.

1. 성형외과 의사협회- 5년 동안의 코로나 시대 때 그들은 거의 파산할 뻔했다.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함으로 인해 구태여 성형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나마 그들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마스크 밖의 부분인 눈 수술이 꾸준히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2. ****협회- 소위 사회에서 부자들의 모임인 이 협회의 사람들은 얼굴에 바른 돈의 효과를 드러내지 못해서 속상해했다. 그동안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마스크 특별 제작을 통한 그들만의 차별성을 나타낸 것뿐이다.

3. 잘난 사람들의 협회- 그들에게 있어서 외모는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호감을 얻어 매사에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일을 이끌어갈 수 있는 큰 자산이었다. 그런데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기회 상실로 가장 정신적 타격을 입은 부류에 속한다.


정박사는 마스크에 컴퓨터 칩을 넣음으로 삶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정박사의 마스크(줄여서 ‘정마’로 함)의 특징들을 나열해 보겠다.

1. 컴퓨터 칩 안에 국적, 생년월일, 이름, 혈액형, 거주지, 신용등급을 새김으로 인해 모든 종이 서류가 단번에 사라졌다.

2. 이 투명마스크는 수요자의 필요에 따라 하얀 게시판으로 바뀌어 문자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공기가 너무 오염됨으로 인해 입을 벌려 말하기가 어렵게 된 점을 쉽게 해결함. 또한, 번역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 외국인과의 소통 문제에 어려움이 없음)

3. 마스크에 산소만을 흡입하는 칩과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칩을 따로 달아서 호흡을 수월하게 했다.

4. 지겹도록 싫은 마스크였는데 사람들은 간혹 추억을 되새기고 싶을 때도 있다. 이때 마스크를 쉽게 소환할 수 있다. 즉 흰 게시판의 마스크는 다양한 색깔의 마스크로 변형된다. 그 경우 빨강, 노랑, 파랑 등 자신의 패션과 자신의 감정, 주위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색깔을 선택함으로, 패션 소품으로의 활용이 가능하다.

5. 사회보장제도의 하나로 태어나는 신생아는 출산하자마자 이 투명마스크를 국가에서 시술해 준다.

6. 각 개인의 마스크 칩이 국가의 슈퍼컴퓨터에 연결되어 있으므로 개인의 모든 질병을 국가가 미리미리 예방하고 치료해 준다.

7. 미아 발생이나 유괴, 납치 등이 이루어질 수 없다.

8. 10년마다 한 번씩 칩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마스크 시술은 국가에서 책임지고 무료로 해 준다.

9. 이 투명마스크는 전혀 착용감이 없으므로 벗을 필요가 없다. 세수와 화장 등도 마스크 위에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즉 마스크가 아니라 마스크 모양의 피부를 한 꺼풀 덧씌운 것이라고 보면 된다. 단지 범죄시 이 마스크를 벗김으로 호흡곤란으로 사망하게 한다. (마스크를 벗은 모습은 마스크 모양의 피부를 벗겨냄으로 인해 그 부분이 온통 빨간 자국으로, 즉 화상 시 살이 한 겹 벗겨진 모습과 같이 나타난다.)


‘정마’의 단점으로는

1. 치매 기운이 있는 노인들이 입 부분과 코 부분 위에 있는 투명 지퍼를 때때로 잠그는 것을 잊는다. 1시간 이상 열려 있으면 경보음이 울린다.

2. 자동 건강 돌봄 시스템으로 인해 사람들의 수명이 너무 길어졌다.

3. 나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이 다 기록으로 남아있다.


‘정마’은 생활에 전혀 불편을 주지 않았고,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으며, 또한 본인의 얼굴 윤곽을 가리고 싶을 때는 투명마스크에서 보이는 마스크로 활용 가능함으로, 모두가 만족하였다. 고대 사람들이 ‘언젠가 모든 사람이 666을 받게 될 날이 올 것’이라는 예언이 ‘정마’에서 완성된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했다. 그러므로 이 ‘정마’가 제거된다는 것은 가장 기본인 숨쉬기부터 힘들어지며, 어떤 사회활동도 불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시연 박사님은 당대의 영웅으로, 노벨문학상을 제외한 5개 분야의 모든 노벨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업적이자 최초의 기록이었다. 그런데 그분이 자신이 만든 마스크를 벗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2화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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