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문

by 김해경

학교에 잘 다니던 아브람이

보이지 않는다.


또렷또렷하고 명석했던

아브람은

다시 이란으로 돌아갔단다.


난민 협약국의 평균 난민 인정률이 38%인데

세계경제대국 11위인 대한민국은

5%라니


조선 헬이라며

지긋지긋해하는 이 나라가

아브람에게는

닫힌 문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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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안전, 근속수당 외치며

저 멀리 고양, 파주, 구리, 일산, 안산, 화성, 오산

경기도 구석구석에서

전철로, 버스를 몇 번 갈아타고, 혹은 비싼 기름 땅에 뿌리며

모여든 비정규직에게

꽉 닫힌 교육청의 문은

마이동풍(馬耳東風)

교육감의

마음이었나.

어제의 외침이

안개 되어

다시 땅에 내려앉은 아침에


나무들이

팔을 잘리고 있다.


푸른 잎, 화사한 꽃으로

뽐내던 팔들이 잘린 채

몸뚱이 하나 지탱하며

서 있는 저 나무처럼

빈나무.jpg

부부의 문

자식의 문

직업의 문

건강의 문

돈의 문


우리 앞의 닫힌 문은

분노와 좌절로

마음의 생채기를 내고


덩그러니

몸뚱이만 서 있는 그대


언젠가


스위스 하늘의 눈물, 콧물인

비와 눈으로

그대의 슬픔을 조금씩 씻어주는 날이


언젠가


아프리카 사막 땅에서 이끌 거리던

태양이 다가와

그대의 아픔을 녹여주는 날이


언젠가


몽골 땅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이

그대 멍든 가슴에

내려와

반짝이는

희망이 되어주는 날이


모두에게

닫힌 문인 죽음에 이르기 전


그대에게

열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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