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는
마음이 간절하다
그가 본 세상의 혹독함
가난한 사람들의 삶의 혹독함,
소망 없음의 마음의 혹독함,
소통 부재로 인한 외로움의 혹독함
자연이 앓는 몸살의 혹독함.
그는
혹독한 추위로 이를 전하고자 했다.
사람들은
털 장화, 털외투, 털장갑, 털목도리,
거기에다 털 귀마개로
추위의 목소리를 철저히 봉쇄했다.
추위는 그의 안타까움과 설움을
뭉텅이로 뭉쳐
눈이 되어 내렸다.
나는 산이, 들판이 고맙다
추위의 마음을 온전히 뒤집어쓴 채
얼마나 오랫동안 그를 위로했던가.
나는 개천이, 호수가, 강이 고맙다.
꼼짝 않고 긴장하며
추위의 마음에 귀 기울이지 않았던가.
오늘
인간의 무정함에 지쳐
추위도 슬그머니 쉬러 갔나 보다.
산은 아직도 추위의 마음을 기억하는 듯 눈을 껴 앉고 있고
개천은 졸졸 소리 내어 추위를 위로한다.
나도
그동안의 언 마음을
햇살에 말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