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커피
작은 스틱 하나 뜯어
설탕과 커피가 함께 쏟아진다.
적당히 덜어내고 싶었지만
스틱은 이미 단맛에 빠져
휘젓고 있다.
덜 지치려고 다짐하며 시작한 하루,
결국 모든 무게를 짊어지고
하루를 휘젓게 된 날.
남아 있는 슬픔까지
휘휘 저어 다 녹여버렸다.
피곤이
커피 향에 밀려난다.
하루가 그랬다.
덜 슬퍼하기로 결심해도
결국 몽땅 쏟아내고 마는 밤들이 있다.
어차피 다 녹을 텐데
왜 그렇게 붙들고 있었나 싶어
쓸쓸한 웃음이 피어나는 밤.
한 모금 넘기면
쓸쓸함도 달달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