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켜내야 할 소중한 가치 – 인(仁)의 세 가지 마음"
세월은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가고, 어느덧 거울 속의 나는 중년이라는 이름을 달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마음과 태도는 여전히 어린 시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삶의 무게를 견디며 지나온 날들이 분명 있었는데도, 조금만 방심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얕은 태도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며, 변한 것 없이 제자리에서 멈춰 서 있는 나 자신을 마주하게 될 때면, 문득 무력감이 밀려오곤 합니다.
회사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갈한 뜻을 품고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해 왔지만, 결국 조직이라는 것도 사람의 일이기에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 듯 보일 뿐입니다.
조직을 이끄는 사람에 따라 분위기는 쉽게 흔들리고, 어렵게 쌓은 결실도 한순간에 무너지며,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이러한 고민은 결코 저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고전과 역사, 그리고 지금의 정치 현실을 들여다보면,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은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됩니다.
반복되는 실수, 비슷한 패턴, 무너지는 가치들 속에서 ‘과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이 더 깊어집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신문에서 공자가 제자 번지에게 전한 ‘인(仁)’에 대한 짧지만 깊은 가르침을 다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생활은 공손하게 하고(居處恭), 일은 사명감을 갖고 집중하며(執事敬),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한마음을 가져야 한다(與人忠). 이 점은 미개한 오랑캐 땅에 가더라도 포기해서는 안 된다." - 논어 - 자로 편
공자는, 어떤 환경에 처하든 사람이 지켜야 할 중심 태도, 즉 인(仁)은 결코 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칼럼에서는 공자가 말한 세 가지 덕목, 恭(공), 敬(경), 忠(충)에 대해 다음과 같이 풀이하고 있었습니다.
‘恭(공손할 공)’의 윗부분 ‘共(함께 공)’은 양손을 함께 모아 무언가를 떠받드는 모습을 형상화한 글자이므로 ‘共’에 ‘心(忄)’을 덧붙인 ‘恭’은 마음을 다해 받드는 공손한 태도를 표현한 글자이다.
‘敬(공경 경)’은 생각을 한곳에 집중하여 흐트러짐이 없다는 뜻이다.
‘忠(충성 충)’은 ‘中+心’으로 이루어진 글자로서 이중 심보로 사람을 배반하지 않고 중심 잡힌 한마음으로 충성을 다한다는 뜻이다. - 김병기의 필향만리 중에서
이 세 가지 마음은 결국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지켜야 할 기본적인 삶의 태도입니다.
칼럼의 저자가 말씀하셨듯, 지금 우리는 이 기본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공손함보다는 독단, 집중보다는 이익에의 흔들림, 충성보다는 배신과 이기심이 더 앞서는 세상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세상일수록, ‘나만은 흔들리지 말자’는 다짐이 더 중요해집니다.
무력한 나라고 스스로를 깎아내리며 현실에 편승하기보다는,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되묻고 또 새겨야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과거의 나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두려움과 겸손함을 함께 품고, 恭·敬·忠의 가치를 내 삶의 중심에 뿌리내려야 합니다.
공자의 ‘인(仁)’에 대한 가르침은, 오히려 지금 같은 시대에 더욱 절실한 덕목입니다.
나 자신부터 공손하게, 집중하며, 진심을 다해 살아간다면, 그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나를, 조직을, 그리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오늘은 恭(공), 敬(경), 忠(충)
이 세 가지 마음을 다시 가슴에 새기며, 한 주를 시작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