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를 닮으신 어머니

by 가치지기

대나무를 닮으신 어머니


고단한 세월, 굵은 마디가 되어버린

어머니의 손처럼,

대나무의 마디마다 세월이 있다.

흔들리는 바람, 스며드는 비,

한 겹 한 겹 소복이 쌓인

고운 한숨들.


부러질 수 없었던 삶은

마디마디로 남았다.


편히 눕고 싶어도

제대로 누워본 적 없는

어머니의 걱정은

굽은 마디 되어

사랑의 죽순을 낳았다.


새 생명을 키우기 위해

질퍽한 흙을 세월로 끌어안으신

어머니.


하염없이 비워낸 가슴으로

무너지지 않은 꿈을 품은

죽순을 만들어

거친 땅을 비집고

연둣빛 연한

살결로 태어나고


푸른빛 거침없이 뻗어가는

나로 일으켜 세웠다.


누워도 편하지 않은

뻣뻣하고 굽은 마디

이제 숙명이 되고


바람이 불어올 때만

어머니의 슬픔은 흔들리고,

흔들리는 잎사귀들 사이로

적막 속에 스미는

거친 숨소리

하늘을 대신 울게 만들고


나는 그 비를 맞으며

천연히 위로 뻗어간다.


굳은 세월,

마디마다 쌓아 올린

어머니의 삶,


어머니가

마디마디 쌓아 올린 세월.

하늘의 품에 닿는 날,

어머니는

비로소 평안히 쉬시려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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