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by 가치지기

연필


쓸수록 작아지는 연필,

작아질수록 깊어지는 흔적들.

마치 나이 들며

더 큰 이야기를 품으려는 나처럼.


까만 속,

어둠을 품은 심장.

무뎌질 때마다 깎이며

스스로를 다듬는다.


깎아질수록 선명해지는 날,

삶의 무뎌짐 속에서도

다시금 날을 세운다.


작아지는 건

사라짐이 아니라

더 깊이 새겨지는 일.


종이 위에 그어지는 길들,

흔들리는 나를 바로잡고

지워지지 않는 시간을 새긴다.


닳아가는 만큼

깊어지는 나.

작아질수록 빛나는 존재로

남고 싶다.



colored-pencils-2562077_1280.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지하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