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 완수

1월 8일

by Hermit Tru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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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 핏스톤 터미널에 도착하니 자정을 넘겼다. 무사히 도착해서 다행이다. 인바운드에서 부서진 트레일러를 보더니 꼼꼼히 검사했다. 평소에도 오래 걸리는 인바운드다.


“안전부서에도 이 사실을 아나?”

“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나도 모른다. 난 픽업해서 운반만 했을 뿐이다.”

“픽업할 때부터 이 상태였나?”

“그렇다.”


다른 드라이버들은 내가 사고를 낸 줄 아는 모양이다.


“어쩌다 그랬냐?”

“난 모르지, 그냥 운반 지시만 받았으니까.”

“어디서 가져왔는데?”

“웨스트 버지니아에서.”


트레일러를 분리하려면 다리에 받칠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바운드 직원은 트레일러샵으로 가보라 했다.

브레이크 에어 탱크를 다시 채워 인바운드를 지나 터미널에 들어섰다. 트레일러샵에 갔다.


“베이에 주차할까?”

“아직 아니다. 야드 빈자리에 주차해라. 사람을 보내 스탠드를 설치하겠다.”


야드로 가니 평소와 달리 주차할 공간이 많았다. 밥테일 주차 공간은 꽉 찼다. 수월하게 주차 후 사람이 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지게차에 스탠드 2개를 싣고 사람이 왔다. 그는 트레일러 양쪽 아래에 스탠드 높이를 맞춰 설치했다. 나는 트랙터를 트레일러와 분리했다.


집에 갈 시간. 야간 디스패처에게 트레일러 배달 완료하고 집에 간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잘 다녀오라는 답장이 왔다.


아웃바운드로 밥테일 상태의 트럭을 몰고 나갔다. 직원이 저지했다.


“너는 컴퍼니 드라이버이기 때문에 허락 없이 트럭을 갖고 외부로 나갈 수 없다.”

“디스패처와 얘기했다. 집에 간다고.”

“전산에 그 내용이 입력이 돼 있어야 너를 보내줄 수 있다.”


조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직원은 전화를 거는 게 빠르다고 했다. 전화를 걸어 조쉬와 통화했다.


“나 길인데, 아웃바운드에서 내가 나가려면 시스템에 정보가 있어야 한단다.”

“알았다. 트럭번호가 몇 번이냐? 지금 입력했다.”

“고맙다.”


잠시 후 온 아웃바운드 직원은 모니터를 확인하더니 가도 좋다고 했다.


집을 향해 달렸다. 세미 트럭은 트레일러가 뒤에서 드라이브 타이어를 잡고 눌러줄 때 안정적이다. 승차감도 좋다. 밥테일로 달리면 홀가분할 것 같지만 의외로 불안하다. 밥테일이 좋을 때는 시내 주행과 주차할 때다. 고속도로 주행은 트레일러를 붙여야 제 성능을 낸다.


내가 리즈 오퍼레이터였다면 트럭을 이곳에 주차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했을 것이다. 뉴욕까지 연료비와 톨비가 만만찮다. 집까지 트럭으로 갈 수 있으니 회사에서는 내게 많은 편의를 봐주는 셈이다.


졸렸다. 밖에서 생활한 지 5주째다. 어제 정오부터 일했다. 졸릴 만도 하다. 안전이 우선이다. 휴게소로 들어가 한숨 자고 가기로 했다. 아내에게는 내일 아침에 도착하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아내는 어제저녁에 도착하는 줄 알고 기다렸다.


잠깐 잔다는 게 아침까지 잤다. 많이 피곤했나 보다. 아내와 통화하고 다시 출발했다. 사고로 길이 1시간이 넘도록 가다 서다 거북이걸음을 반복했다. 사고 지점을 지날 때 보니 다중 추돌 사고였다. 승용차 두 대는 파손이 심했다. 사고와 관련된 것인지 트럭도 두 대 갓길에 서 있는데 심한 손상은 안 보였다. 그 후로는 교통이 순조로웠다. 출근 시간을 넘긴 뒤라 조지 워싱턴 다리를 건널 때도 평소보다 덜 막혔다. 반대편 차선은 심하게 막혔다. 미국에서 가장 심하게 막히는 구간으로 선정된 곳이다.


정오경 집 근처에 도착해 지난번 주차했던 호레스 하딩 익스프레스웨이 갓길에 세웠다. 아내는 어제 낮부터 승용차로 이 자리를 맡아 뒀다. 뉴욕 시내에 살면서 트럭을 집 근처에 세울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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