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rmit Trucker Jan 02. 2023

내 코인 어디 갔어?

무심한 투자자

1월 1일

새해 첫날 트럭스탑에서 쉬었다. 떡국 끓여 먹고, 밥 지어 먹고, 책 읽고, 투자 계좌도 정리했다.

투자 상황은 생각보다 양호했다. 보유 현금이 투자금보다 많았다. 원래는 투자금이 많았지만 손실을 봐서 역전됐다. 현금이 곧 총알이다. 하락기를 멈추고 상승기에 들어서면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내가 많이 잃은 종목은 남 얘기 듣고 산 것들이다. 유명 유튜버가 전망 좋다고 해서 사면 여지 없이 떨어졌다. 주식과 채권을 7:3 비중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서로 반대로 움직여 보완이 된다더니. 개뿔 둘 다 폭망했다. 채권도 반토막났다. 작년 상황이 특수해서 그랬는지 원래 그런 건지 모르겠다. 게중 수익을 낸 것들은 사놓고 잊고 있던 에너지 ETF, 고배당 ETF였다. 남 얘기 듣지 말고 스스로 공부해서 하자.

내가 얼마나 무심했냐면,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있다. 코인베이스 프로가 수수료가 더 싸서 기본 코인베이스와 별도로 계정을 두고 이용했다. 오늘 들어가보니 내 코인이 모조리 사라졌다. 11월 29일에 모조리 인출한 것으로 나왔다. 최근 반년 동안 열어본 적도 없다. 비밀번호도 기억 못해서 새로 설정했다. 해킹 당했나? 혹시나해서 이메일을 살펴보니 안내 메일이 왔었다. 코인베이스 프로를 없애고 코인베이스로 합친다고. 코인베이스를 열어보니 거기 들어 있었다. 초기 투자금의 반의 반 토막 난 상태로. 주식도 85% 떨어진 종목도 있는 마당에 코인이 75% 손실이면 양호하다. 복권 삼아 소액만 사서 별 영향도 없다.  

돌이켜보면 지난 해 중반 너나 없이 가상 코인 거래하고 레버리지 ETF 열풍 불 때가 시장에서 탈출할 시기였다.

올해는 공부하며 배트를 짧게 잡기로 했다. 목표는 10% 수익. 150% 수익난 종목도 안 팔고 나뒀는데 지금은 다 마이너스다.

어차피 실시간 대응을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단순한 기준으로 자동 거래 걸어 놓고, 장중에는 들여다보지 않는 게 더 낫다.

요즘 인기라는 재벌집 막내아들, 드라마를 볼 시간은 없고 원작 소설을 구해 듣고 있다. 요즘 TTS 음성 엔진은 성우 못지 않게 자연스럽게 읽는다. 운전하며 듣기에 딱이다.

아내가 추천한 소설 <경애의 마음>도 음성으로 듣기 위해 텍스트 편집 작업을 했다. vFlat이라는 한국인이 만든 앱을 사용하면 OCR 인식을 통해 사진이나 이미지에서 텍스트를 추출해 낼 수 있다. 하루 100장까지는 무료인데, 360페이지짜리 책이다보니 1,000장 어치를 구매했다. 이런 좋은 프로그램 개발사는 지원해 줘야 한다.

아직 안경은 쓰지 않지만, 오래 책을 읽으면 점점 눈이 침침해져 가급적 오디오북을 이용하려고 한다. 지난 해 태백산맥을 비롯해 듄 시리즈, 왕좌의 게임 시리즈 등 많은 책을 청취했다.

책 낭독 프로그램은 Voice Aloud Reader를 이용한다. 한국어도 잘 지원한다. 개발사 지원 차원에서 유료버전을 쓰는 데 얼마 안 한다. 화면을 끄거나 백그라운드 상태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한국어 음성 합성 엔진은 구글 제품을 사용한다. 무료이며 품질이 좋다.

내일부터는 또 열심히 일 해야지. 첫 로드부터 하이발(High Value)이 들어왔다. 하이발은 원래 팀에서 받는데, 거리가 170마일로 짧아서 솔로인 나도 받았다. 하이발은 출발 후 200마일 이상을 논스톱으로 간 다음 쉬어야 한다. 170마일이니 쉬고 말고도 없다. 받아서 바로 배달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안녕 2022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