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일기

마흔의 함정

by Happyman
마흔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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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마흔이 되면 어른이 되고 어떠한 유혹과 어려움에도 당당히 이겨낼 줄만 알았다. 그런데 과거 때보다 더 큰 유혹과 어려움이 있었다. 이겨낼 줄만 알았는데 사실 과거보다 더 큰 타격을 받으며 넘어지고 있는 중이다.


함 정

(陷穽/檻穽)


1. 짐승 따위를 잡기 위하여 땅바닥에 구덩이를 파고 그 위에 약한 너스레를 쳐서 위장한 구덩이.

2.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이나 남을 해치기 위한 계략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① 나이가 정답은 아닌 것 같다. 나이에 합당한 더 큰 유혹과 어려움이 준비되어 있다. 어쩌다 마흔이 된 나로서는 더 커버린 유혹과 어려움에 심히 당황하며 더 깊이 빠져들고 만다.


② 살기도 바쁜 마흔에, 과거보다 더 바쁘게 사는 마흔을 살다 보니 정말 보지 못하는 함정들이 참 많았다. 술, 관계, 성, 분노, 다툼 등 각자의 요소들은 나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고 이것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런 상황까지 내몰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이런 유혹들이 참 달콤하다. 씁쓸하면 그냥 내뱉어 버리면 끝이지만 요것이 참 달콤해서 쉽게 버리지 못하고 매일매일 찾게 만든다.


③ 너무 달콤하고 아름다워 보여서 그것에만 깊이 빠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닌 듯하다. 이건 아니야라며 저 멀리 던져버렸는데 어느새 다시 찾는 바보 같은 나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데 이런 달콤한 것들이 도리어 함정이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섬뜩했다.


④ 조금이나마 정신을 차려 주변을 돌아보면 언제 이렇게 많아졌는지 함정들이 참 많다. 참 징그러울 정도다. 더더욱 웃긴 것은 정신을 차려도 절대 이런 함정들에서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하는 바보가 있다는 것이다. 바보가 바로 나였다. 무릎 이상으로 깊이 빠졌는데도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고 버럭 소리를 지르는 바보 같은 사람이었다. 나도 모르게 만들어버린 함정 그리고 남들이 만들어 버린 함정들...


⑤ 함정에 빠지는 순간 내 삶 전체가 정말 무너지는 그런 경험을 해보았다. 더더욱 함정에만 빠졌으면 좋겠다고 기다렸다듯이 이때다 싶어 여러 사람들이 나를 향해 비판하기 시작하였고 다시 나의 삶에 복귀하지 못하도록 정말 묻어 놓으려는 그런 사람을 보게 되었다.


⑥ 나를 돌이켜보면 나 나름대로 연약한 모습이 있었다. 사실 그런 연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숨긴 적도 참 많았지만 내가 분명히 알고 있는 연약한 부분이 있다.


⑦ 나를 함정에 빠트리는 그들을 향해 원망하고 세상을 향해 원망만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원망의 소리가 그렇게 불필요하다. 나를 함정에 빠트리는 세상을 바꾸기 어렵다면 그저 나부터 조심하고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든다. 빠르게 처리하기 원하는 이 세상 속에서 살고 있지만 그런 세상의 탬포에서 벗어나 나에게 맞는 삶의 탬포로 전환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삶의 탬포를 조금이나마 늦춘다면 정신이 팔려 보지 못한 함정들이 보일지도 모른다.


⑧ 삶의 탬포를 늦췄다면 또 해야 할 일이 있다. 나 자신을 한 번 더 돌이켜보자는 것이다. 역동의 20대~30대를 돌이켜보자는 것이다. 분명 몇 가지의 이유 등으로 넘어진 사건들이 있었을 것이다. 나 또한 술, 관계, 분노, 다툼 등으로 많은 사건들을 겪었었다. 얼마나 억울했는지? 결국 나의 연약한 모습 때문에 그런 사건들에 말려든 것이었다.


⑨ 그런 함정에서 벗어나려고 하면 분명 감수해야 할 부분이 있다. 술을 먹지 않으면 관계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분노와 다툼이 없었다면 억울한 일들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단지 호의만 베푼다면 이용당하는 일들도 발생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단호해졌을 때 감당해야 하는 삶의 불편함과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⑩ 그런데 나의 삶을 살아가면서 무엇이 중요한지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여러 함정들 특히 나의 삶을 정말 무너트리는 함정이라면 어떤 이유든 피해야 한다. 다른 어떤 것이 나를 좋게 해 줄지 몰라도 나의 삶 전체를 무너트린다면 그것조차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⑪ 더 나은 삶을 위해서라도 어느 때보다 굳은 결심 그리고 무단한 열심히 필요하다. 기존까지 살면서 굳어버린 삶의 패턴, 습관, 태도 들을 한 번에, 한꺼번에 깰 수는 없다. 천천히 단계를 밟아가면서 깨트려야 한다. 손쉽게 보았다가, 어설프게 접근했다가 갑자기 나를 덮칠 수 있기 때문이다.


⑫ 때로는 남들에게 부탁해보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많은 사람 말고 곁에서 항상 응원하는 아내에게 도움을 요청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일단 나를 비웃지 않는 그런 아내에게 도움을 요청해보는 것이다. “자기야 내가 마흔답게 조금 더 나아진 삶을 살 수 있도록 기도해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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