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텃새

by Happyman
텃 새
19. 텃세-부리는-이유.jpg

오랫동안 일한 곳에서 새로운 사람이 오면 반가움보다는 알게 모르게 텃세가 있다. 오랫동안 일한 나로서는 전혀 느끼지 못한 분위기일지라도 새롭게 들어온 이들의 마음에는 그저 섭섭하고 낯선 분위기를 느끼는 것 같다.


어찌 되었든 만들어진 조직 문화에서, 낯선 이들의 모습이 때론 안쓰러워 보이면서도 딱히 관심 가져줄 생각조차 없는 것 같다. 그저 평소처럼 대해 주는 것이 그들에게는 매우 자연스러운 접근일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살던 내가 새로운 낯선 곳에 들어가게 되면 역전된 기분이 든다. 알게 모르게 재는 듯한 분위기, 나를 지켜보고 있고 감시하는 듯한 분위기가 제법 씁쓸하기만 하다.


그들보다 어려서 그런가? 아님 이곳에서 머문 시간이 적어서 그런가? 내가 보기에는 한창 잘못되어 보이고 낯설게 느껴지는데 지들 나름대로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듯하다. 처음 보는 놈이, 껴주고 싶지 않은 낯선 이가 자기들의 영역에 침범하는 듯한 불쾌한 기분이 들어서 그런지 몰라도 영 그 자리에 껴주지 않는 눈치다.


텃새란

계절에 관계없이 거주지를 옮기지 않는, 터를 잡고 살아가는 새. 철새의 반대말이다.


나는 철새가 되고 싶은 모양이다. 어쨌든 지금 상황과 환경이 참 낯설지만 그들과 어울리고 싶은데 참 생각만큼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아침 새벽 참새가 지저귄다. 아침잠을 깨울 정도로 내 귀를 참 거스르게 만들지만 참새 소리조차 이제는 참 익숙하기만 하다.


그런데 어느 날 참새 같지 않는 좀 더 큰 놈이 음식물 쓰레기를 노리고 있어서 초정하지도 않았는데 내 집 마당을 어슬렁 거린다.


총 하나 사서 잡아버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귀찮기도 하고, 잡을 방법조차 잘 알지 못해 그냥 지켜볼 뿐이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기척을 내면 언제 알았는지 후다닥 날아가 버린다. 그러면서 좀 더 높은 나무에 앉아서 다시 한번 방문할 때가 노리는 듯하다.


그놈도 아마 나의 집의 일원으로, 나의 친한 이웃이 되고 싶은 마음이 컸는지 때만을 노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더더욱 그의 모습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어찌 되었든 그놈이 나랑 친구가 되고,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제법 흘러야 될 것만 같다.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뿐 더 이상 깊이 생각을 해보지 않을 생각이다.


어찌 되었든 그놈의 모습 안에 나의 모습이 비친다.

나도 아마 그놈처럼 친해지고 싶고 함께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컸나 보다. 방법도 잘 모르겠고 어떻게 풀어갈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해결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나를 조금씩 위로해보려고 한다. 그들과 손발을 맞추며 흥겹게 보낼 날을 기대하면서, 조금씩 밀어내는 그들의 모습에 낯설어하거나 섭섭해하지 말고 그들조차 나를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어느 날 그들이 가까이 다가올지는 모르겠으나, 가까이 다가오는 듯한 기분이 든 다면 염치 불고하고 꼭 안아주리라. 괜히 과거의 스쳐 지나간 이들이 기억이 난다. 좀 더 안아주고 사랑해줄걸? 뻘쭘해할 때 좀 더 관심 가져줄걸? 괜히 후회되는 것은 무엇일까?

여전히 새벽에 그놈이 찾아왔다. 오지 말라고 몇 번이나 신호를 주었는데 잊어버렸는지, 잊지 않고 친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는지, 아님 아무 생각 없이 습관처럼 다가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이제는 새벽 아침부터 찾아오는 그의 모습이 기대되고 그립기도 하다.


세상은 참 복잡하다. 그래도 섭섭하고 낯설기는 하지만, 어찌해야 할지 익숙하지는 않지만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그저 깊이 생각하기보다 아직 때가 오지 않았고 시간이 더 걸리겠다는 마음 한 가지로 지금 있는 이 순간을 감사하며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많은 이들에게 슈퍼스타가 아니다. 어찌 보면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고 칭찬받고 싶어 하는 것은 그저 나의 욕심일 뿐이다. 그 사람의 행동과 말이 낯설고 섭섭하며, 나를 밀칠지라도 섭섭한 마음 더욱 깊게 파지 말고 그럼 나와 맞는 이들 아님, 나를 조금이나마 지켜보는 이들을 먼저 찾고 다가가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싶다.


요놈의 자식 내일도 또 어김없이 찾아오겠지?

잊지 않고 찾아주는 요놈을 기억하면서, 작은 먹이라도 던져줘야지? 먹든지 말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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