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갈 곳 없는 은혜

by Happyman
갈 곳 없는 은혜
5. 갈곳 없는 은혜.jpg

생각대로 될 때는 몰랐으나 생각보다는 의도치 않게 흘러가는 것이 참 많이 힘들게 한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은데, 꼭 그렇게 흘러가기보다는 의도치 않는 길로 인해 참 난간 하고 힘들 때가 참 많다.

새로운 곳에 온지도 1년 가까이 가고 있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싶을 정도다

그만큼 최선을 다하였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여전히 풀리지 않는 갈등과 어려움이 있다. 처음과 다른 모습으로 인한 실망감, 해도 해결되지 않아 보이는 환경, 무례한 사람들 덕분에 매일매일 포기하려고 하고 내려놓으려는 내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런데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하는 내 모습이 참 우습게 느끼도 할 만큼 순간순간 내 마음에 깊은 갈등이 여전히 있는 듯하다.

내가 새롭게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다시 회복하고 더 잘할 수 있을 것만 같은데 말이다.

그런데 마땅히 용기 있게 갈 수 있는 곳이 없다. 적지 않는 나이인지라 용기 있게 박차고 나갈 그곳이 지금은 없다. 가는 것조차 불가능해 보인다.

어릴 적에는 어쩜 그런 용기가 있었을까? 날 불러줄 곳이 없겠어? 손만 빨고 살겠어? 내가 얼마나 유익한 사람인데 나를 잡지 않네? 나중에 후회하는 날이 있을 거야?

그것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생각이었고, 미래가 없는 무책임한 용기였는지 지금에서야 뼈절히 느끼게 된다.

이런 사실을 더 깊이 느끼지만 마땅히 용기 있게 갈 수 없고, 딸린 자식과 또 다른 환경 때문에 섣불리 갈 수 있는 곳이 없어졌다. 그저 자존심 버리고 버티고 참는 것이 가장 옳은 길이라는 나름 나를 위로하며 살고 있다.

많은 이들이 시기 질투가 장난이 아니다. 자기 잘못 보다는 남들의 실수와 부족함에 어찌나 관심이 큰지? 끊임없는 비난과 비판이 나를 더욱 위축되게 하고, 힘 빠지게 해서 더욱 그만두고 싶은 더욱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지는 듯하다.

그런데 마땅히 갈 곳이 없고, 지금 이곳에서 버티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어찌나 답답하고 힘이 드는지, 왜 이런 일들이 나한테만 허락되는지 그저 불평만 하게 되다.

늘 그런 불만이 가득했다. 어찌 보면 내가 잘난것에 대한 무책임한 자신감과 용기가 아닐까 싶다.

말하지 않아도 보이는 모습 때문인지 가족들이 제법 힘들어 보인다. 특별히 아내가 참 많이 불안해하는 것 같아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아 무책임하게 보이는 나의 못난 모습이 참 안타깝게 생각되어진다.

밤 낮 부르짖기 시작했다. 작년 이 맘 때쯤 힘들어서 얼마나 부르짖었던가? 여전히 풀리지 않는 하나도 변해버리지 않는 듯한 환경이 더욱 답답하게 만들곤 한다.

어쩔 수 없이 남게 되고, 머무르게 되는 지금 이 상황이 참 많이 힘들다.

하루빨리 벗어난다면 무엇인가 해결되고, 더 멋진 삶이 되지 않을까? 더 나아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지금보다 낮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인지 새로운 곳에서 다시 시작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왜? 왜? 왜?

무슨 이유 때문에 이렇게 반복하며 지치게 만드시는 걸까?

작은 텃밭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미물의 토마토도 때가 이르러서 귀한 열매를 맺는 것처럼 나의 삶도 그때가 아직 이르지 못해 온갖 어려움과 힘듬이 있지 않나 싶다.

살다 보면 때가 있는 것 같다. 그때가 당장 오지 않겠지만 결국 그때가 오게 되며 결국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사실 참 바보처럼 평범하지만 깊은 진리를 잊고 사는 것 같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다른 새로운 곳을 갈 수 없는 상황이지만

내가 할 수 없고 아무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시간들이겠지만 이 시간이 어찌 보면 나를 한 번 더 살펴볼 수 있고 평소 하지 못했던 깊은 성찰을 이 시간을 통해 얻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날이 언제인지 모르나, 섣불리 판단하여 뛰쳐나가서 고생하기보다 그래도 내 미래를 생각하고 내 앞날을 생각할 수 있는 지금 이 시간이 참 귀하다. ‘’

평소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 나처럼 열심히 일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하는 이들도 참 많고

나에 대해, 각자의 삶에 대해 좀 더 생각할 수 있었던 지금 이런 귀한 시간이 전혀 없이 살아가는 마흔의 남자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그래도 생각할 수 있고 고민할 수 있고 바라볼 수 있는 것이 마흔의 길을 걷는 나에게는 얼마나 축복이요 은혜가 아니겠는가?

나름 바쁘게 살았을 때는 보지도 못했고 더 많이 생각하지 못했다.

아마 그분도 이 시간들을 통해 좀 더 생각하고 점검해보라고 하시는 은혜의 시간을 나한테 허락하시지 않았을까는 생각을 해본다.

어떻게 갈지,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무도 모르나 지금 이 시간이 나에게 큰 거름이 될 줄 믿는다.

당장 바뀌지 않고, 변화되지 않겠지만 나에게 허락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하루하루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일상의 소소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