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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man Apr 22. 2023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묻어 나오는 우리들의 모습

묻어 나오는 우리들의 모습

아침 출근길이 참 불편하다. 언제든 출근길이 복잡하고 차가 많아서 웬만하면 조심스럽게 운전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전쟁 같은 출근길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멋진 차량으로 자기의 멋을 뽐내며 운전하는 이들도 제법 많고, 인생의 온갖 짐을 짊어지듯 살아가는 사람처럼 휘청거리며 아슬아슬하게 운전하는 이들도 있다. 혹여나 부딪칠까 싶어 도리어 그 사람 옆에 붙어 있기보다는 멀리서 보기 일쑤다.     

 

그리 마음이 급한지 이리저리 차선을 바꾸며 운전하는 이들도 있고, 무법자로 운전하는 이들을 향해 비난을 쏟아내는 그런 이들도 있다.      


인생이 여유로운지 자기 뒤에 자기 길게 늘어섰는지도 모른 채 세월아 내 월아 천천히 운전하는 이들도 있다. 얼마나 답답한지 크략션을 누르고 싶지만 아침부터 얼굴을 불키고 싶지 않아서 되도록 참는다.      


얼마나 친한지는 모르는데 두 대의 차가 나란히 운전하는 이들도 있고, 서로가 서로를 경쟁하듯 빠른 속도로 이기려고 하는 이들도 제법 있다. 차선을 바꿀 정도의 공간이 있어 조심스럽게 차선을 바꾸면 양보조차 절대 할 수 없는지 갑자기 속도를 내어 도리어 차선을 바꾸지 못하게 하거나 갑자기 멈춰 혹여나 큰 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조금이나마 양보하면 좋으련만 갑자기 차선을 바꾸는 이들를 향해 욕바가지를 퍼붓고, 혹여나 스스로가 차선을 바꿀 입장이 되면 잘 정이 없다며 양보해 주지 않는다며 다시 한번 욕바가지를 드리 부어 버리기도 한다. 각자의 입장에 따라 바꿔버리는 그들의 태도가 참 씁쓸하기만 하다.      


작은 운전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그들의 인생과 인생을 향한 태도, 인성 등이 작게나마 묻어 나오곤 한다. 자기를 비치는데도 깜빡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참 씁쓸하다.     


출근길 가운데 우리들의 인생이 잠시 묻어 나온다. 우리들의 인생길은 참으로 복잡하다. 어찌 보면 경쟁하며 그렇게 저렇게 살아간다. 각자가 살아갈 길들이 다 다른데도,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며 함께 걸어야 할 텐데 도리어 그들이 경쟁자요 꼭 이겨서 넘어트려야 하는 경우가 우리 인생 속에 참 많은 것 같다.      


각자의 인생의 속도는 참 다르다. 다를 수밖에 없는 우리들의 인생이지만 누가 늦었다고 누가 빠르다고 해서 무작정 틀렸다고 섣부르게 판단하게 된다. 혹여나 늦게 가게 되면 왠지 늦춰지는 것 같아 자연스럽게 앞선 이들과 비교하며 마음이 참 조급해진다. 각자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살아갈 법도 한데 그저 나의 인생답지 않게 누군가를 이기려고 하고, 경쟁하면서 의도치 않게 페이스 오버하는 것은 나답지 않고, 우리들의 인생답지 않는 모습이다. 나답게 사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이다.      


양보하는 것 곧 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그런지 쉽지 않다. 양보하는 것이 지는 것이라는 생각은 어디서부터 왔을까? 아마도 과거 그 어느 날에 양보했는데 도리어 무시당했던 더러운 기분과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섣불리 누군가에게 양보라는 것이 없는 것 같다.       


섣불리 양보하는 것이 지는 것 이상 당연히 손해 보는 것이라는 생각이 더욱 강해서 누군가에게 따뜻한 양보를 할 수 없게 만든다. 양보를 하면 당연히 나에게는 금전적이든 어떠한 모양새로 손해 본다. 어느새 나에게 주어진 귄위가 때론 무섭기만 하다. 늘 대접받는 것이 참으로 부담스러웠던 것은 그런 것에 익숙해버리는 내 모습이 너무나도 싫었고, 도리어 대접받지 못하면 익숙지 않게 괜히 섭섭해하는 내 모습 또한 싫어서 익숙하지 않지만 그런 대접을 받지 않으려고 애쓰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이 나의 삶 속에서 배려요 양보라고 생각했다. 나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는 것, 그래서 상대방을 조금이나마 불편하게 만들지 않는 것, 도리어 대신하여 일해주는 것이야 말로 나는 양보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그것조차 당연시 여기는 이들 때문에 최근 많이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자기들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대신해 준 것에 고맙다고 이야기를 해주지 않을지언정, 당연시하게 여기고 도리어 내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거꾸로 생각하고 말하는 그들 때문에 얼마나 속이 상했는지 모른다. 나의 시간을 내서 양보한 것이고, 양보해서 그의 짊을 덜어준 것인데 꼭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 것 같다.     


속상한 마음을 잠시 내려놓고 곰곰이 이 부분을 생각해 보았다. 마음으로 진심으로 이해하는 것이 참 쉽지 않았는데 거꾸로 생각해 보니 겉으로는 양보라는 이야기 하는데 결국 그것이 양보가 아니라 또 다르게 인정받고 싶고, 대접받고 싶다는 이면의 모습이었다. 양보라는 것 참 어렵다. 양보를 통해 무엇인가 얻으려고 하기보다는 순수히 그렇게, 더 깊이 생각하지 않으며 받아 들려주고 내가 더 먼저 내려놓고 받아주는 것이 진정 양보라는 생각이 든다. 세상살이를 하면서 계산기를 두들기며 양보를 계산하는 것조차 참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각자가 가는 길은 가는 것이다. 가면서 함께 갈 수도 있고 헤어져서 혼자서 외롭게 가는 것이 우리들의 인생이다. 각자의 영역들과 길들을 인정하고 그들에게 온전히 박수를 쳐주고 응원해 주는 것이야 말로 지금 우리들에게 필요한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화는 화를 일으킨다. 내 입장에서는 그들의 행동이 참으로 무례하다. 잠시 상대방을 생각해 보았을 때에 나의 모습 또한 그렇게 좋지 않게 생각할 거라고 생각된다. 무례하게 껴들어온 사람 때문에 격렬하게 화가 난적이 있다. 상황을 딱 보았을 때 내가 분명 화가 나는 상황인지를 인지했는지 아내가 급히 말린다. 누가 잘못했냐고 라며 화도 내보지만 아내 입장에서는 도리어 남편이 피해가 있을까 봐 도리어 만만한 남편을 말리는 듯하다. 어느 때는 아이들이 차에 타 있는데 갑작스럽게 들어온 차로 인해 사고가 날 뻔해서 화를 주체할 수 없었다. 결국 크략션을 누르고 창문을 내려 욕까지 할 지경이었는데 또다시 아내가 나를 말린다. 또다시 말리는 아내가 참으로 싫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마흔이 되어서도 스스로 마음까지 잘 자제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무진장 민망하였다. 젊을 때는 젊어서 화도 낼 수 있다고 하지만 화는 화를 더욱 키우고, 주변을 참으로 경직시켜 버린다. 화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가 참 많았다. 과거에 부모님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얻어 화를 내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참고 계셨고 그저 피해만 받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때는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지금에서야 생각해 보니 화내고 싸우는 모습이 자식들에게 좋지 않은 모습이라고 생각이 드셨는지 화가 도리어 안 좋다고 생각이 드셨는지 도리어 참고 참으셨던 것 같다. 참으로 어른답게 말이다. 


작은 삶 속에서 묻어 나오는 우리들의 모습

어찌 보면 그 모습이 진실된 나의 모습이요, 우리들의 모습인 것 같다.

숨긴다고 해서 숨기지 못한 나의 진실된 모습이 드러나는 것 같아 참으로 부끄럽지만 늘 언제나 조심하면서 우리들의 진실된 모습이 표현되거나 나타나지 않게 점검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각자의 길을 가는 데 있어 최선을 다하는 거 참 중요하고

길을 가면서 만나는 이들을 존중하고 때론 양보하는 것도 중요하고

그들과 부딪쳐 화가 나기도 하지만 꾹 참는 어른다운 모습도 중요하지만

사소한 우리들의 삶 속에서 부족하고 부끄러운 모습이 나타나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야 말로 진정 마흔의 길을 온전히 걸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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