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실업자의 생활

주변 사람들을 살펴보지 못했습니다.

by Happy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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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실직생활을 해보니 제법 많이 과거 나의 생활을 깊이 생각해 보게 된다. 그래도 잘했다고 생각한 것들도 있었지만 내 마음 한편에 있으면서도 한 번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던 친구들이 생각이 났다.


사실 나는 오랫동안 친하거나, 지금까지 연락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손으로 몇 명 꼽힐 정도로 정말 몇 명만 자주는 아니지만 연락하며 지낸다. 내가 먼저 연락하는 것보다는 그 친구들이 먼저 연락을 하면서 내 안부를 물어볼 정도였다.


벌써부터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친구들과 연락은 결혼 이후에 다 끊어졌고 대학교 친구 몇 명만 연락하며 지낸다. 나이는 동갑이 아니지만 대학교 졸업 동기라는 이유로 가끔 연락하고 지낼 뿐이다.


살기 바빠서 그랬다. 일하기 바빴고 아이 키우느냐 바빠서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수많은 친구 중에 몇몇의 친구들이 생각이 난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대학교 때 함께 동아리를 활동을 했던 정말 친한 친구였다. 그 친구는 나름 리더십이 있고 엄마와 같은 따뜻함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그 친구를 따를 지경이었다.


남자 친구들 만큼 참 좋았던 그 여자 친구(?)는 제법 나와 잘 맞았었다. 통화도 자주 하고, 학교 다니면서 적응 못했던 나를 옆에서 잘 도와주었던 친구였다. 비록 같은 과 친구는 아니었지만 내가 봐도 그 친구는 대단했다.


어느덧 학교를 졸업하게 되고 각자 직장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 친구는 교회의 전도사 일을 하다가 전혀 다른 길이었던 직장생활을 한참 열심히 하였을 때고 나는 처음으로 직장생활을 하던 중이었다. 예전처럼 연락을 하지는 못하지만 비슷한 지역에서 일을 한다는 이유로 퇴근길에 그 친구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인지라 식당에 가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거기서 잘 마무리를 하고 평소와 다르게 직접 계산을 했었어야 했는데, 그때 나도 깜빡 카드를 가져오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그 친구가 거액의 음식값을 계산하게 되었다.


“나중에 내가 밥 살게!”


그 이후로 그 친구와 연락이 끊겼다. 연락을 취하려고 노력을 했지만 그 친구는 결국 내 연락을 끝까지 받지 않았고 일하는 곳까지 가서 사과를 하려고 하였으나 결국 그 친구는 나를 외면해버렸다.


갑자기 단절한 친구의 소식을 듣고 나 또한 화가 났고 섭섭했다.

정말 내가 밥을 사지 않아서 이렇게 단절했으면 지난 오랫동안의 우정은 어디로 갔을까?라는 생각에 도리어 그 친구를 향한 섭섭한 생각이 컸다.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 친구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가끔은 그 친구가 생각이 많이 난다. 그만큼 아쉽게 정리가 돼서 그런지 그런 생각이 아직도 생각나는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후회스럽다. 당시에는 밥 한번 안 샀다고 단절까지 한 그 친구가 원망스러웠는데 지금에서야 생각해 보니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베풀고 살지 않았던 과거의 내 모습이 참 부끄러웠고 후회스러웠다. 기회가 되면 그 친구에게 사과를 하고 싶지만 도저히 연락할 방법이 없다.



어느 한 친구는 나랑 비슷하게 생겼다. 키도 그렇게 빼빼 마른 것까지도 나와 비슷했다. 아마 그때 당시에 그 친구가 첫째였고 내가 둘째였고 또 다른 친구가 셋째였던 걸로 기억된다.


학교 기숙사 생활을 했던 나는 그 친구와 제법 많이 같이 지냈다. 같이 지내다 보면 싸울 법도 한데도 나랑 부딪힐 일이 없었다. 항상 그 친구는 나를 대단하다고 여겼다. 칭찬도 아끼지 않았고 나를 제법 많이 높여주었던 친구였다.


학교 졸업을 하고 각자의 일을 하고 있어도 예전만큼 보지는 않아도 연락하며 지냈다. 때론 가끔 만나면서 서로 과거를 추억하기도 했다.


어느 날 그 친구와 해외에 나가 사역을 한다고 하였다. 나와는 다른 길이기도 했지만 해외에 나가기까지 열심히 하는 그 친구의 열정에 놀랍기도 했고 항상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오랫동안 해외에 머물다가 학교 다닐 때 세 형제라고 불리던 친구들이 한꺼번에 모이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지 매우 반가웠다. 여전히 변화지 않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행복했고 웃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해외에서 사역을 하던 친구가 어려운 부탁을 하였다. 솔직히 후원을 해달라는 이야기였다. 조금이나마 할 수 있을 법 한데 나는 그 친구를 돕지 못했다. 사실 그때 당시 나도 생활하기 어려워서 누구를 후원하고 돕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더더욱 친구의 부탁이라고 할지라도 조심스럽게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 일이 있은 후에 그 친구와 전혀 연락을 할 수 없었다. 한국에 들어와서 다른 친구들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그 친구는 전혀 나한테 연락을 하지 않았다. 평소 보고 싶었던 친구였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는데도 예전과 다른 그 친구의 태도에 제법 많이 놀랐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해외에서 일하다가 한국에 와서 나를 처음 만났을 때 제법 많이 섭섭했던 것 같다. 어려운 사정을 알면서도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던 친구였는데, 나는 내 자랑에만 끝났고 그의 이야기를 단 칼에 잘라 버리는 실수를 범한 것이었다.


지금도 상황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지만 혹여나 부탁을 하게 된다면 정말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정말 그 친구가 보고 싶다.


어려움 가운데 있다 보니 이러한 생각이 많이 든다. 대부분 내 상황이 안 좋아서 그런지 후회한 일들만 계속 생각이 든다.


나는 그랬다. 나를 위해서만 살았었다. 주변의 사람들을 살펴보지 않고 앞만 바라보며 살았다. 그들이 나 때문에 힘들어하고 나 때문에 실망을 하였다 해도 나는 나를 위해서만 살았다.


그때 당시 나는 왜 이리 여유가 없었을까?

여유가 없어도 조금이나마 나누며 살 것을...

소외된 이웃들을 돕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내 주변에 있는 그들을 보지 못했고 듣지 않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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