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까지 3번의 퇴사를 하였다. 자주 퇴사를 하는 것은 나중에라도 좋지 않기에 웬만하면 퇴사를 하지 않고자 노력하였다.
첫 번째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인정받고 있었고 한 참 열심히 할 때였을 시기였는데 내 고향에서 사회복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첫 번째의 퇴사를 경험하게 되었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봐도 처음 직장이었던 그곳도 그렇게 편치 않는 회사였다.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정체되어있던 회사였다. 더더욱 정체된 느낌이 강하여서 그런지 도리어 열심을 다하고자 하는 직원들은 도리어 적응하지 못하였고 부서장들조차도 무엇인가 하고자 하는 열의보다는 지금까지 해 온 거 잘 유지만 해오려는 그런 모습이었다.
두 번째는 결국 다른 곳으로 도전하는 차원에서 퇴사를 했지만 결국 희생만 요구하고 적절한 대우를 하지 못하는 그런 곳이었기 때문에 퇴사를 결심하게 되었다. 열심히 하고자 하는 직원들을 도리어 경계하고 힘들게 하거나, 성장하기보다는 정체된 분위기가 내가 퇴사한 결정적인 이유였다.
세 번째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를 할 수밖에 없었다. 사람을 인정하는 것보다 무시하거나 직 누르는 그러한 조직 문화가 날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인권 존중 조차 없었던 조직에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었다.
사직서에는 일신 사유로 퇴사를 한다고 적혀있지만 알게 모르게 상처 받은 많은 일들로 인해 퇴사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원망했던 회사에서, 전혀 바뀌지 않는 부당하다고 느끼는 회사에서 나 또한 그런 사람으로 살았다. 때론 퇴사한 직원들 입장에서는 내가 가해자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퇴사 학교(장수한 외 지음, 알에이치코리아)에서는 회사생활이 힘든 7가지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한다.
① 적성: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다.
② 성장: 회사에서 배우는 게 없다.
③ 시간: 야근에 절어 있다.
④ 관계: 사람이 힘들다.
⑤ 공허: 아무리 노력해도 허무하다.
⑥ 안주: 회사 안에서 정체된다.
⑦ 문화: 군대식 문화가 괴롭다.
이러한 요소들이 결정적으로 퇴사를 하는 이유를 만드는 것 같다. 나 또한 다는 아니겠지만 7가지의 이유들이 적지 않게 영향을 끼친 듯하다. 어떻게 보면 미리 알았더라면 이러한 이유들을 잘 통제하고 잘 조절하면 퇴사까지 이루지 않았을 텐데 라는 아쉬움도 들기는 하지만 하여튼 퇴사에 대한 분명한 이유는 있는 듯하다.
3번의 퇴사를 갑작스럽게 하게 되면서 나의 솔직한 퇴사의 이유를 한번 정리해보았다.
① 나는 주어진 일을 내 일처럼 최선을 다해왔다. 아침 7시 30분 출근으로 시작하여 자주 야근을 하면서 까지 최선을 다했다. 나의 시간은 최대 줄이고 주어진 사명을 잘 감당하고 완성시켜 나가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그에 따라서 많은 성과를 내기도 하였지만 나에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허함이 있었다. 어느 정도의 성과를 만들어내도 주변으로부터의 반응은 썩 좋지만은 않았다. 도리어 나를 더욱 경계하고 질투를 모습들을 자주 보게 되었다. 성과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희생하고 고생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할 뿐 나를 도리어 힘들게 하거나 못하게 하는 그러한 반응들로 인해 나는 더더욱 공허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② 내 삶에서 가장 힘든 일이었지만 자기 사람이 아니면 도리어 경계하며 힘들게 하는 그 괴롭힘 때문에 나는 퇴사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잘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고 도와주기보다는 혹여나 자기한테 피해가 올까 싶어 심한 경계심이 있었다. 더더욱 상사로부터 인격적으로 무시당하고 일을 할 수 없게 만드는 직장 내 괴롭힘은 퇴사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의 삶 전체를 한꺼번에 힘들게 만드는 것이었다.
③ 희생만 요구하고 적절한 인정과 대우가 없어서 퇴사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때론 돈만 밝히는 사람으로만 치부해버리는 바람에 회사생활을 더욱 힘들게 만들 뿐이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그 열정을 잘 펼칠 수 있도록 돕는 것보다 도리어 이용해 먹는 그러한 상황들이 너무 싫었다.
④ 정체되어가고 성장하지 않는 회사에서 더더욱 일을 할 수 없었다. 기존 해왔던 것들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실행하기를 원하다 보니 스스로 정체된 느낌 이상으로 보다 신나게 일을 할 수 없었다.
회사가 성장하면 개인 또한 성장하기 마련일 텐데 회사가 정체되어가다 보니 스스로도 정체되거나 점차 약해진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어느 때는 도리어 하고자 하는데도 말리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전혀 경험이 없던 그는 열심히 하고자 하는 직원을 코칭하기보다는 도리어 할 수 없도록 말리는 우스운 상황이 벌어졌다.
⑤ 모든 것들을 쏟아붓고 있는데 그에 맞는 적절함 채움이 없었다. 그저 희생만 요구를 하다 보니 점차 소진이 발생하였고, 소진 정도가 점차 악화될 뿐이었다. 그러나 버티고 버티려고 노력하였으나 나도 모르게 마음과 신체에 이상이 왔다. 간수치가 높아지고 허리디스크가 발생하여 디스크 수술을 하게 되고, 우울하여 우울 약을 먹게 되고, 잠을 이루지 못해 정신과 약을 처방받아먹게 될 정도였다. 때로는 헛구역질을 하게 되고, 머리가 너무 아파 일하는 도중 병원에 입원하여 주사를 맞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러다가 죽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나는 점점 상처가 깊어져만 가는데, 곪아 떠지기 일보 직전인데 그저 나에 희생만 요구할 뿐이었다.
⑥ 나는 더 이상 이용당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더 이상 ‘미래’에 저당 잡혀 희생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원했던 것은 ‘인정’ 받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존중’이었다. 그런데 희생만 원했지 적절한 존중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