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보다는 거제도 전체가 의식되는 거제의 끝자락을 다녀보다
버스는 꺼불꼬불하면서도 비좁은 해안도로를 힘겹게 돌면서 끝날 듯 끝날듯한 길을 이어가고 있었다.
한쪽으로 보이는 바다는 잔잔한 여운에 섬들을 떨어뜨려 놓으며 내가 지금 남쪽 바다를 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시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역시 남쪽 바다는 저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파란 바다색을 뽑아낼 자태도 아니고 망망대해를 보여줄 일도 없이 깔끔하면서도 약간은 세속적인 속살을 보여주는 의도를 내비친다. 거제도 북쪽은 남쪽 해안과 마주 보면 내해라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화려함보다는 들켜버린 뽀얀 살결의 부드러움이 더욱 인상적인 조용한 마을이다.
거제도의 위쪽을 돌고 돌면서 버스는 계도마을에 도착했다.
멀리 있으되 손에 닿을 듯한 아스라한 구릉들을 눈앞에 두고는 이 마을은 풍요로운 거제의 안식을 조금을 품어 앉은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화려함보다는 들켜버린 뽀얀 살결의 부드러움이 더욱 인상적인 조용한 마을이다
잠시 그쳤던 비가 폭우처럼 쏟아진다. 이 비는 가늠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인가 하늘은 흐릿한 우울함을 잊지 않고 보여준다. 마치 지금의 거제도 경기를 보여주는 듯 싶다.
조선경기의 심각함이 이곳에도 닥쳐오고 있었다. 어촌계장의 설명은 명확했다. 조선업 3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금 체험마을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계도마을 역시 찾아오는 사람이 반으로 줄었단다. 조선 불황의 시름은 이곳에도 예외가 없었다.
멀리 마을에서 바라본 어느 한 곳에는 커다란 조선소용 크레인이 자리 잡고 있었다. 분명 저 조선소는 파리를 날리고 있을 것이고 그곳의 근로자들은 계약직부터 시작해서 극도의 어려움과 구조조정의 난국을 헤매고 있으리라.
조선 불황의 시름은 이곳에도 예외가 없었다
오는 길에 보니 크레인 위에 stx라는 마크를 커다랗게 보여주고 있었다. 작은 조선소보다는 조금은 커다랗지만 조선 3사가 자리 잡은 반대쪽이어서 인가 비교적 한산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계도라는 곳이 외진 장소이기도 했지만 조선업 활황시에는 여기도 흥청거렸을 거라는 생각이 먼저 미쳤다.
그럼에도 바지선을 빌려 한나절 혹은 하룻밤을 낚시도 하면서 함께 무언가를 먹고 흥겹게 지낼 한 무리들이 차를 대고는 관리선까지 짐을 나르고 있다. 과일에 고기에 낚시도구 등 다양한 짐들이 각각의 차에서 나와 배로 옮겨지고 있다. 역시 토요일 오후는 즐거운 시간이 분명하다.
장마의 한 복판에서 본 계도는 여느 남쪽 마을처럼 잔잔한 심성을 보여주었지만 이곳을 넘나드는 파고는 어느덧 마을 한 켠까지 다가왔다. 마을보다 조선업 전체가 먼저 보이는 거제도. 예전에 왔으면 한결 더 밝은 마음으로 즐겁게 둘러볼 마을 견학이 어느새 우울하면서도 서로에게 내색할 수 없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
민낯은 여러모로 어려운 선택이다.
예전에 왔으면 한결 더 밝은 마음으로 즐겁게 둘러볼 마을 견학이 어느새 우울하면서도 서로에게 내색할 수 없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
남쪽 해안선으로 보이는 다양한 구릉의 산들이 저만치 멀어진 육지를 바라보며 유배를 나온듯한 느낌을 준다. 묘한 주말 오후다. 비가 그쳐 구름이 걷혀주었으면 좋겠다. 다른 날 계도 아니 거제도를 다시 오리라. 순수한 의미의 통영 앞바다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섬을 되짚어보아야 겠다.
바다로 널려진 양어장의 수많은 부표가 아스라함과 통하고 있었다. 저 아래 무엇이 자라고 있을까. 또 다른 위험이 자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
<경남 거제시 계도 어촌체험마을>
마을 유래는 영조 45년(1767년)가조도방, 고종26년(1889년) 가조리, 1987년 거제군 조례에 의거 창호리로 법정리가 되었고 가조도의 서북쪽에 위치 앞 바다에 닭모양의 닭섬이 있어 닭섬몰 계도마을이라 하였다.
닭섬과 연접한 취도는 러시아의 발틱함대와 대한해협에서 러일전쟁 중 함포 목표용으로 사용되었고 일본이 승리 기념으로 세운 기념탑이 조성되어 있어 청소년 교육장으로 활용이 가능하며, 주요 체험요소는 수산동식물의 산란 서식장인 진해만에 위치 바다낚지, 계도섬(해양생태) 탐방, 해수욕, 옥녀봉 등산, 정치망어업 체험, 미더덕 가공 체험 등 다양한 어촌체험이 가능하며, 입맛을 돋우는 미더덕 해초 비빔밥도 맛볼 수 있다. 주요 특산물로는 미더덕 젓갈, 미더덕, 마른멸치, 건홍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