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기록
페도와 함께 벼르고 벼르던 오펜하이머를 보기로 한날. 근데 둘다 목요일부터 감기로 비실대서 고민하다 갔는데.. 아니 왜 만석이야? 내릴때도 되지 않았어? 여튼 우린 실망.. 영화값으로 저녁을 사먹었다. 페도 말로는 요즘 파리에 외국인들이 많다고 한다. 그러면서 뒤에 들리는 저 언어 (한국어였다) 도 그렇고.. 요즘 갑자기 많아졌다는 것이다. 내년에 올림픽때매 더 비싸지기 전에 오는 관광객일지 모르겠다고, 바이든도 찰스도 지금 파리에 한참 온다고.. 요즘 파리가 핫 플레이스인가보다고 했다. 근데 너무 핫하다 못해 데이겠다. 사람이 너무 많아 피곤하다.
센느강을 따라 걷자고 하니 페도는 강 건너편쪽을 걷는걸 더 좋아한다고 했다. 니가 원한다면 뭐.. 길을 걷다가 아주 조용한 골목을 만났다. 그리고 만난 갤러리에서 인베이더스 그림을 팔고 있었다. 백만원 오십만원.. 이 타일로 돈 벌기 쉽구나..
좀전에 안건데, 사실 이사람은 진짜 인베이더스를 만드는 사람이 아닌 다른 작가라고 했다. 그래도 되는거임???? 진실하지 못하다…
또 걷다가 나온 갤러기엔 “서울 부산 서울”이라는 테마로 그려진 그림들이었는데, 토마 자노브스키 라는 작가가 한국 여행하면서 한국인들도 잘 보지 않는 장면들을 - 보일러, 박스 창고, 단칸방에 아이들 - 그림으로 그려놓았다. 그런 장면을 눈여겨본 작가에게 민망한 감정과 또 고마움.. 이 들었다. 한국인이기에 공감되는 묵직한 감정. 이것은 한국인을 위한 작품들같았다.
소르본 앞에는 한참 시위 퍼포먼스가 차려지고 있었는데, 경제 고발 같은 대자보를 만드는 것 같았다.
바람이 많이 부는데, 몸은 콧물로 그렁그렁한데, 세상은 시끄러운데, 하늘은 새파랗다. 가을이다. 저 색이 꼭 내가 추석에 봤던 하늘과 닮았다.
아침에 결국 교회에 못갔다. 목감기가 결국 코로 갔다. 발을 천천히 떼서 집 근처 몽수리 공원까지 걸어갔다. 아무 것도 듣지 않고,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도 가만히 다가오는 햇빛에 몸도 마음도 채워진다.
한주를 돌아보고 한주를 계획하고, 자꾸 손이가는 파친코를 읽었다. 천천히 읽으면 그려지는 그림들이 있다. 꽤 낭만적이다. 시간에 쫓기고 읽지 않으면 된다.
엊그제 들은 라디오에서 7살이 지나도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읽기와 쓰기를 많이 연습시켜야 한다고 했다. 말하는 언어군과 읽기의 언어군은 천지 차이라고.. 그래서 책을 읽고 싶어진것도 같다. 더이상 단순 사고에 그치지 않고 싶어서..
찬란한 공원의 가을을 마음 가득 담았다. 귀여운 곰돌이는 아주 열심히 춤을 췄다. 저 옷이 따뜻했을거다. 공원에서 쬔 두어시간의 햇빛에 뭔가 채워짐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