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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가 열쇠를 주었다. 뒷문 중간문 교실문 등 해서 네개. 오늘 초인종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누르게 된거 같아 마음이 편하다. 어제 제롬이 보낸 메세지는 그냥 웃기려고 한거라고 했고, 점심시간에 잠깐 마주친 그와 너스레스럽게 인사해서 마음이 놓였다. 사실 친절한거보다 그냥 자신을 보여주고 표현하는것이 더 관계를 편하게 맺게 되는거 같다. 아직 나는 이학교에서 매우 조심스럽긴 하다. 제롬처럼 되긴 어렵겠지만..
스캔 다시해서 번호를 기록하고, 이름표 위에 테이프를 덧대고.. 아침시간 내내 창고에서 보내고 나니 왠지모르게 기분이 가라앉는다. 점심먹고 또 다시 창고로 돌아가 일을 마무리 지었다. 오늘같이 날씨 좋은때에..
보리스에게 오늘 GS 수업 하느냐고 물었더니 점심부터 연락이 없다. 결국 13h35분에 거기에 가서 있는 그를 보고, 오늘 일분도 채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며, 핸드폰으로 스캔했지만 메세지 확인할 새 없었다는 그를 보며.. 신뢰와는 안녕했다… 기대하지 않으면 된다.
보리스는 corse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6월에 소개팅남이 corse에서 왔다고 했고 둘이 좀 생긴것도 닮았다. (사실 소개팅남은 얼굴도 이름도 정확히 기억이 없다..) 보리스는 얄미운데 100퍼센트 밉지 않다. 엉성하지만 고마워하고 내가 하려는 것을 오케이 하는 부분이 - 별로 고민하고 싶지 않는 것 같은 부분 - 그렇다.
아이들과 2년이상 만난 그이기에, 오늘은 관찰수업을 했다. GS 애들은 매우 조용하고 집중하고 바이올린을 하고 싶어하는게 느껴졌다. 사실 CP, CE1 애들도 대부분 그렇다. 악기통을 열고, 악기를 잡고, 활을 꺼내고, 활을 잡는 과정. 천천히 또박또박 간단하게 설명해야겠다는 생각. 근데 똘망똘망한 눈으로 바라본 아이들 몇몇 얼굴이 아른거린다. GS 애들은 더 아가같아서 귀엽다.
원래같았으면 옆 학교로 넘어갔어야하는데, 점심시간을 할애해 일을 끝내서, 보리스와 회의할 시간이 생겼다. 앞으로 할 곡을 정하고, (내가 GS때 했던 곡으로 하기로 ) 악보를 보내주기로 하고 헤어졌다. 어제 점심시간에 회의때는 이번해의 테마가 스포츠와 몸의 구성 이고, 앞으로 국가, 교가 등을 만들어 부르고 연주 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다들 아주 열정이 뜨겁다.. 이제 애들과 수업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