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을 먹는데 도미닉이 내게 “어디서 연주하냐” 라고 물었다. 엊그제 수업시간에 연주하던 소리를 듣고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그는 조르디사발을 아는, 그의 부인도 아는 음악 애호가였고, 여러 악기를 다루다가 귀가 넘 좋아져 자신이 연주하는 소리를 듣기보단 남이 한 연주가 더 좋다 했다. 가운데 앉았던 카렌은 미술을 소르본에서 했다고 했는데, 중학교 미술교사가되려고, (심지어 옆에 앉았던 도미닉도) 세번 시험 보았는데 떨어졌다 했다. 프랑스 임용고시도 쉽지 않은건 마찬가지인가보다. 반면에 초등학교가 중학교보다 쉽다 (?). 아이를 낳고선 아예 붓을 잡지 않았다고 했다. 자신의 작품사진을 보여줬는데, 아주 양이 많았다. 유화를 뒤섞어 만들어진 그녀의 추상작품은 전시되고 팔려지고 고객들에게 요청되어지곤 했다. 그러나.. 그 길을 가기만은 어려웠던 거지. 음악과 다르지 않게, 친절하지많은 않은 수직구조, 실력못지않게 좋은 인맥이 있어야 하는 모습에 그녀도 위축되었던 거지. 도미닉도 마찬가지고. 둘 다 학교 일로 너무 바쁘고 어려워 더이상 작품활동을 하지 않는다 했다. 나이가 들어, 아이가 있어.. 여러 타당할 수 있는 이유들 때문이다. 그래도 자신이 마음에 담긴 그 예술을 하고 싶어하는 바램이 깊게 느껴졌다.
요즘 한참 얘기하는 시리즈 무빙이 떠올랐다. 평범한듯 자신의 비범함을 감추고 사는 사람들. 그들의 가치가 더 반짝여보였고, 동시에 자신의 예술의 바램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모습에 안타까웠다. 예술은 우리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결국 멀어지는 것도 같다. 아이들 앞에서 우리의 예술성을 어디까지 공유할 수 있을까. 그또한 과제이다.
아이들에게 포지션과 활과의 컨텍에 좀더 에너지를 쏟은날. 자기가 만들어낸 부드러운 소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대부분의 수업이 눈깜짝할새에 끝난 좋은 수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