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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리 Jul 28. 2022

첫째 때는 몰랐던  임신초기 우울감, 앓이 중

첫째랑 놀고 있는데 나를 보던 남편이

"어, 너 피 흘러? 괜찮아?"

"응? 무슨 소리야? "

"화장실 가봐, 너 피 흐르는 것 같은데..."

첫째 때는 없었던 임신 후 출혈이 보였다. 

건강하게 만나기를 바라며 할 수 있는 건 안정을 취하는 일뿐이었다.

불안한 마음을 다스리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던 지난 금요일부터

내 기분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오빠, 나 이유 없이 눈물이 난다"

"울면, 만원~"

"호르몬 때문이야"

눈물 많은 남편과 나, 더군다나 내기 좋아하는 부부라 농담 삼아 

앞으로 울지 말자며 걸었던 만원... 을 이 상황에서 얘기하는 남편...

암튼 요즘 내 기분상태가 그렇다고... 쳇, 그냥 넘겨버리는 남편...


내가 겪고 있는 임신 초기 우울감 증상은 이렇다.

1. 무기력하다.

2. 평소 좋아하던 일들에 시들해졌다.

3. 사람들을 만나기 꺼려진다.

4. 기분전환이 빠르게 되지 않는다. 

5. 말하다 울컥 눈물이 난다. 


아침, 저녁 아들과 함께 산책하던 일도 점점 횟수가 줄어들고 어제와 오늘 아침은 산책을 나가지 않았다. 

덥고 피곤하다는 이유이기도 했지만, 나 스스로 마음에 힘이 없다. 

평소 책을 매일 읽으려 노력했으나 이틀을 읽지 않았다. 오늘 아침 출근길 버스 안에서 한 챕터 겨우 읽었다. 

그나마 하던 일을 하지 않았을 때 밀려오는 더 우울감은 더 깊이 파고든다. 

안정, 안정을 취해야 하는 시기라 누구를 만날 수도 없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막상 만나서도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지 못한다. 

사무실에서의 일은 꼬여서 팀장님에게 한 소리 듣고, 사수에게는 메신저로 하나하나 조언을 받았다. 

휴~~,이런 생각 하면 안 되는데 남의 일까지 내가 다 지적받아 억울한 마음도 든다. 

이래 저래 일이 순탄치 않다. 마음이 제일 껄끄럽다. 


모든 일을 내려놓지도 못하고 쉬지도 못하며 끙끙 앓고 있다. 

예쁜 마음으로 예쁜 눈으로 태교를 하기 위해 지금 한번 쉼이 필요할까?

어떻게 하면 임신 초기 우울감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을까?

시간이 약일까?

강원도에 있는 친정엄마에게 다녀올까?

남편이 안정을 취해야 하는 시기니까 당분간은 집에 있자고 했지만, 이 기분을 전환시키고 싶다.

답답한 내 마음을 종이에 끄적여도 보고, 브런치에도 적어본다. 

현재 나는 첫째 때는 몰랐던 임신 초기 우울감, 앓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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