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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니은띠 Jul 17. 2020

작심삼일, 다르게 보기

: 다시 해볼 이유



1년 중 헬스장이 가장 붐비는 때가 1월이라고 한다.



왜 그런지 알 법도 하다. 새해에는 반드시 몸짱이 되리라고, 헬스장에서 내건 각종 새해 프로모션에 이끌려 6개월 혹은 1년 치를 등록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주일 만에 일 년 치 의욕을 불태우고서는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헬스장에 있던 사람들 절반은 어느 순간부터 보이질 않는다. 1월 1일이 주는 마법이 끝나서일까, 도무지 운동할 힘이 나질 않기 때문일까. 그런데 이게 특정 누군가의 이야기만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우리 모두 한 번쯤 비슷한 경험을 해보지 않았는가. 12월 일찌감치부터 아직 오지도 않은 내년 1월 1일의 계획을 빼곡히 세워본 적 말이다. 내년엔 기필코 제2외국어 하나쯤은 해야지, 꼭 다이어트에 성공해서 바디 프로필 찍어야지, 일상을 벗어던지고 혼자 멀리 여행 떠나야지, 같은 수많은 계획을 세운다. 참 재밌는 일이다. 1월 1일이 모든 걸 이뤄주는 마법의 날도 아닌데 마치 알라딘의 요술램프처럼 1월 1일에 대고 내 꿈과 소원을 얘기하고 계획을 세우며 이것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빈다. 그만큼 우리는 새해, 첫 달, 1일과 같이 '처음'의 의미를 가진 날이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기에 가장 적합한 날이라고 생각하나 보다. 



그럼 우리는 새해 혹은 1월 1일에만 의욕 넘치게 시작할 수 있는 걸까. 매일을 새해가 다가오는 것처럼 살 수는 없을까.  우리는 수없이 작심삼일을 반복해왔다. 그리고 그런 작심삼일을 우리 사회는 끈기가 없는 것, 좋지 않은 것으로 치부해 왔다. 그런데 누군가 말했다. 비록 작심삼일이라 할지라도 계속해서 작심삼일을 반복하다 보면 그것 또한 하나의 습관이고 패턴이 되어 그 일을 꾸준히 해나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발상의 전환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작심삼일은 그런 의미가 아니었는데. 정말 작심삼일을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것도 습관을 만들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되겠구나, 하고 말이다. 삼일 치 만큼 노력하다 한번 미끄러지면 다시 삼일 시도해보면 된다. 그리고 또 삼일, 삼일, 삼일이 반복되면 그것 또한 습관이 되고 우리의 삶을 만드는 일상이 되지 않을까. 이제 더 이상 2021년의 1월 1일, 2022년의 1월 1일을, 2030년의 1월 1일을 기다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오늘 무너지면 내일 또다시 시작하면 되니 말이다.     




2020년이 시작된 지도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절반이 지났다. 그리고 하반기가 시작됐다. 우리 모두 올해의 결심들을 얼마나 이루었는가. 그리고 그 결심들을 지켜내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도 참 많은 계획을 세웠지만 다 지키고 있지는 못하다. 그렇지만 이 계획들을 지키기 위해 더 이상 또다시 내년을 기약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바로 지금, 다시 해보고자 한다. 어쨌든 참 좋은 일이다.




 '다시'가 있어서 '다시' 힘을 내보고 '다시' 시작해볼 수 있다는 것이. 오늘도 힘을 내서 '다시' 시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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