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풍경이 된 것 같은 순간이 있다

by 은정

첫눈이 내렸다. 폭설이었다.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

빨갛고 노란 낙엽 위로 눈이 쌓였다. 기괴하다.

오분 남짓한 사이 차에 눈이 쌓여 앞이 보이지 않는다.

어제 그 부츠를 샀어야 했다. 그 무엇에도 관심 없다는 표정을 참았어야 했는데.

52중 추돌 사고가 일어났다.

크고 작은 동물들아 조심해.

엄마 여기 차 세워봐. 나 저기서 놀 거야.

못 나간다는 말을 들을까 봐 아이의 움직임이 재빠르다.

집 앞 문구점에서 산 빨간 썰매.

길이 생기면 썰매는 빨라진다.

모자털에 가려 앞이 보이지 않는 아이는 자꾸 모자를 벗는다.

사자 조각을 만들다 포기하고 눈싸움을 한다.

뽀드득 소리는 왜 정겹지.

콧물 범벅인 얼굴에 이 세상 행복이 다 모였다.



작가의 이전글잠들지 못하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