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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사리즘 Oct 18. 2024

그대에게 (1988)

평생을 함께한 노래이며, 용기와 힘을 주었던 응원의 메시지



숨 가쁘게 살아가는 순간 속에도
우린 서로 이렇게 아쉬워하는 걸
아직 내게 남아있는 많은 날들을
그대와 둘이서 나누고 싶어요

내가 사랑한 그 모든 것을 다 잃는다 해도
그대를 포기할 순 없어요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나는 그대 숨결을 느낄 수 있어요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

내가 사랑한 그 모든 것을 다 잃는다 해도
그대를 포기할 순 없어요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요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나는 그대 숨결을 느낄 수 있어요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대 곁에 있겠어

내 삶이 끝날 때까지 언제나 그댈 사랑해


  1988년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에게 <MBC 대학가요제>에서 등장한 무한궤도라는 형들의 노래소리는 충격 그 자체였다. 가요라고 하면 트로트와 가곡과 같은 노래가 흘러나오던 당시 대학가요제는 언제나 신선했고 부모님들과 함께 옹기종기 모여 매년마다 시청하면서도 이 노래만큼은 오랫도록 기억에 남는 것은 왜였을까?


  무한궤도가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을 때 함께 기뻐하며 소리를 쳤던 그때가 신해철이라는 가수에게 빠져든 첫 출발점이었을 것이다. 이후로 장기자랑때마다 "오우어~~ 오오오오"를 폼잡아 부르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가수 신해철이 세상에 등장하게 만든 데뷔곡 <그대에게>는 한편의 문학적 시와 같다.  '숨 가쁘게 살아가는 순간 속에도 우린 서로 이렇게 아쉬워하는 걸' 이라는 가사에서는 80년대 노동계층의 삶과 다시의 청년들의 사랑의 모습이 그대로 머물러 있다.


80년대 대한민국은 경공업에서 중공업 중심으로 넘어오며 수많은 공장안에 빼곡히 채운 청년들의 열정과 애환이 넘쳤던 시기이다. 그 시기에 하루 10시간~13시간을 일하면서도 청년들의 사랑은 변함없이 존재했다. '아직 내게 남아있는 많은 날들을 그대와 둘이서 나누고 싶어요' 당시의 20대 대학생이었던 신해철에게는 힘든 현실속에서도 미래에 대한 기대를 담아내고 있다.


얼마나 미래 지향적인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포기하지 아니하고 남아있는 수많은 시간들을 더 열정적으로 살아가고자는 메시지를 나역시 대학시절이 되어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IMF 사태가 발생하고 난 후 얼마나 힘든 시기를 살아왔던가.


미래도 보장되지 않고 심지어 부모님들도 무너지던 그 때 그 시절에 신해철의 메시지는 마지막 생명줄과 같았다. 그때 미래를 바라보지 아니하고 현실에 안주했다면 어떠했을까?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내가 사랑한 그 모든 것을 다 잃는다 해도 그대를 포기할 순 없어요'에서 나의 30대를 떠올려 본다. 모든 것을 갖추었다고 생각했던 그 때, 나는 무엇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었는가? 나의 30대는 격동의 시기이다.


더나은 내일을 위한 모든 것의 중심에는 내가 아닌 우리가 있었고 가족을 위해서 모든 것을 내던졌던 시기였다. 모든 것을 포기하더라도 놓칠 수 없었던 나의 가족. 그것을 위해 나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또 도전해 오늘에 도착했다. 그 변화의 과정에서 내가 잃어버린 수많은 것들을 아쉬어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대로 다시 돌아간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나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다시 같은 선택으로 나의 가족을 지킬 것이다.


  신해철의 데뷔곡 <그대에게>가 나에게 주는 메시지는 오늘의 40대에 이를러서도 변함없이 많은 것을 안겨주고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시대가 변해감에 지쳐가는 나에게 '넌 아직 할 수 있어. 포기하지마. 힘을 내' 라는 메세지를 주고 있다.


지금도 퇴근길 차안에서 '오우어~ 오오오오"를 울부짖으며 스스로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래 나는 아직 포기할 수는 없어. 나에게 아직 남아있는 많은 날들이 있잖아. 내 삶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나의 도전을 멈추지 않겠어." 라며 하늘에 있는 나의 마왕을 그리워 해본다.


 


Writer. 파사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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